아마 많은 국민들은 그 이름을 들으면 금방 아하 하는 탄성을 지를 것이다. 특히 주식투자를 한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이닉스라는 이름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IMF가 닥쳐왔던 지난 97년 하이닉스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채무를 안고 부도 직전에 놓였고, 이를 구제하기 위해 채권단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출자전환을 단행했다. 나중에 채권단이 주식시장을 통해 원금을 되찾으려고 출자전환한 돈을 주식으로 발행하면서 20억주에 달하는 하이닉스 주식이 시장에 쏟아졌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한번쯤 하이닉스란 주식을 사 본 적이 있었을 것이고, 대부분은 이 주식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10분의 1, 20분의 1씩 감자를 단행함에 따라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이닉스는 국민주처럼 인기가 높았다. 오죽했으면 주식시장에서는 “하이닉스 주식은 지나가는 개도 물고 있다더라”라는 농담까지 오갔을까. 어쩌면 이 회사에 대한 인기는 국민적인 동정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았다. 현대반도체가 전신인 하이닉스는 애초부터 기술경쟁력이 삼성전자에 처지면서 미래가 어두웠다. 그럼에도 현대그룹은 10조원이 넘은 투자를 감행,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결국 이 회사의 부실은 DJ정부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정주영 명예회장(작고)은 대북경협의 루트를 뚫는 대신, 현대그룹 문제를 정부가 보증토록 요구했다. DJ정부 5년 동안 하이닉스의 매각문제는 시장을 골치거리였다. 회사를 10여 개로 분할해 매각하려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도 하이닉스는 한국 경제의 큰 계륵으로 남아 있다. 없앨 수도 없고, 끌고 갈 수도 없는 폭탄인 셈이다. 더욱이나 세계반도체 경기가 나빠 하이닉스 문제는 더욱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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