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같은 로봇 로봇같은 병사 탄생
▲ 무인잠수비행기 코모런트 |
다르파는 미국 국방부 소속 연구기관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나사(NASA)는 다르파에서 우주에 관련된 분야만 연구하도록 분리되어 나왔으며 다르파에서 예산을 받아 설립된 기관이다.
다르파가 처음 조직된 것은 1957년 아이젠하워 정부 때다.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자 미국은 ‘우주에서 공격해 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시달려야 했다. 그 대응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다르파로, 나사와 분리되기 전에는 우주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현재 다르파의 연간 예산은 약 4조 원으로, 그들이 막대한 예산으로 개발 중인 것은 바로 신병기다. 다르파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인터넷과 GPS를 개발했다. 하나의 회선이 폭격 당해도 금방 다른 회선으로 통신하기 위한 것이 인터넷이었으며 적지에서 아군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개발했던 것이 GPS다.
일본의 유명한 군사 애널리스트 시카타 도시유키 씨는 “걸프전에서는 군부대에 서모그래피를 탑재해 야간에 이라크 공군을 침격했다. 이 전투에서 이라크가 공군기 3000대를 잃은 것에 비해 미국은 공군기 10대만 손실을 입은 대승리를 거두자 사람들은 전쟁은 기술력이 높은 쪽이 승리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며 다르파의 위력에 대해 설명했다.
다르파의 목적은 선진과학기술을 어떻게 군사적으로 이용할 것인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들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신기술에 투자해왔다. 그래서 그들이 개발 중인 신병기 중에는 당장 있으면 정말 좋을 법한 선진적인 것들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황당무계한 것들까지 다양하다.
그중 언론을 통해 이미 소개된 바 있는 무인잠수함비행기 ‘코모란트’는 잠수할 때는 미사일이 발사되며 비행할 때는 적지의 전력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즉, 전투기와 잠수함의 합체 시스템으로 수중에 숨어있는 적의 잠수함에 몰래 접근해 미사일을 발사한 후 고공으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다.
무인잠수함이 있다면 무인전차(戰車)도 있다. 다르파에서는 앞으로 자동차의 무인주행 레이스 등을 개최해 기술개발에 주력할 것이라 발표했다. 병사들이 탱크나 전차 안에 있는 것만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장거리 무인전차 주행이 실현된다면 보다 확실하게 전장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르파에서 무엇보다 주력하고 있는 것은 바로 ‘최고의 병사’를 개발하는 것이다. 인간을 대신해 전장에서 싸우는 로봇이 있다면 식료품이 필요 없으며 지치지도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간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다. 군사평론가 세라 미쓰히로는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많은 전사자가 발생해 여론의 반전운동 등이 격렬해졌던 경험을 한 바 있다. 그래서 최대한 전사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다. 다르파가 목표하는 전쟁의 최종 형태는 병기의 무인화로 로봇만으로 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빅독 |
하지만 여전히 로봇만으로는 완전한 대응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다르파에서는 인간을 대신할 로봇개발뿐만 아니라 인간의 체력이나 근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인간개조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인간은 체내에서 탄수화물이 없을 때는 지방을 연소시킨다. 하지만 계속해서 지방을 연소시키다가는 독소가 몸에 쌓이고, 에너지 효율도 나빠진다. 그래서 다르파는 5일 정도는 음식을 먹지 않고도 싸울 수 있도록 부작용 없이 지방을 연소시키는 기술을 발견했다. 또한 근육통의 원인이 되는 젖산의 발생을 방지해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했다. 이미 실전에서 사용되고 있는 파워슈트는 장착하는 것만으로 100㎏의 짐을 운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짐을 진 채로 마라톤 경주 속도로 달릴 수 있게 한다. 근육의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할 수 있어, 이미 중동의 부대에서는 배급을 마친 상태라 한다. 시카타 씨는 “다르파의 이러한 인간개조 최종목적은 ‘죽지 않는 병사’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혈액을 만드는 공장도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헌혈에만 의존하던 혈액을 공장에서 생산이 가능하다면 언제든 혈액을 수혈할 수 있게 된다. 비용이 너무 높긴 하지만 2013년부터는 인체 임상실험이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인간개조는 적을 대상으로도 행해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적의 병사들을 호모로 바꾸자’는 연구는 병사들 간에 성욕이 높아진 탓에 군율이 흐트러질 것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결국 이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적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방법’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다르파에서는 레이건 시대에 우주에서부터 레이저 공격을 하는 ‘스타워즈 계획’ 연구가 한창이었던 적도 있었다. 미국은 예전부터 “우주를 제압하는 자가 세계를 제압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한 듯하다.
최근 다르파는 X307B라 불리는 공격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공격위성은 지구의 어느 지역이라도 45분 만에 공격을 할 수 있는 신병기로, 티타늄제의 봉을 타깃에 날리면 중력에 의해 운석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가지게 된다. 또 한 가지는 전 지구의 지하 5㎞까지 실시간으로 투시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내년부터 시작된다. 이 두 개의 우주병기를 합하면 이제 깊은 지하기지까지도 순식간에 공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