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노린 증오범죄 149% 늘어, 신고 건수 늘었지만 막상 혐의 적용은 어려워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연쇄 총격사건 현장에서 현지 한인들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오 및 극단주의 연구센터’는 지난해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14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2020년 3월 19일부터 2021년 2월 2일까지 인권단체 ‘아시아태평양계 증오를 멈추라’에는 38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16일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한 애틀랜타 총기난사에서도 당국은 아직 증오범죄 혐의를 확정 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반아시아계를 뜻하는 공통된 상징이 없다는 점에서 범행 동기를 인종차별이라고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피츠버그대 법학 교수인 왕루인은 “흑인 반대, 유대인 반대, 동성애 반대 증오범죄는 전형적이며, 좀 더 분명한 형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역사상 강도 피해자였던 아시아계 중 대다수가 소규모 자영업자였다는 점에서 범행 동기가 복합적인 것으로 남게 됐다. 아시아계는 언어장벽 등에 부딪혀 신고 자체가 녹록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경찰 내 아시아계 증오범죄 전담반 관계자는 언어 문제, 체류 자격, 보복 우려 등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이 범죄 신고를 꺼린다고 언급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애틀랜타 총기 난사가 증오범죄인 동시에 여성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가디언은 연방수사국(FBI)이 이를 제대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피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은 자신이 ‘성중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희생자 대부분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런 주장은 대중에게, 특히 아시아계에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