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PD수첩’
지난 3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LH 직원 10여 명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 시흥에서만 100억 원대의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개발 공고가 나기도 직전에 토지를 매입해 큰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취재 결과 그들이 산 땅은 대부분 허허벌판이거나 이용 가치가 떨어지는 맹지였다. 확실한 개발정보가 없으면 선뜻 매입하기 어려운 땅이다.
LH 직원들은 이 땅에 희귀수종 묘목을 심거나 타인과 공동으로 분할 매입하기도 했다. 토지 전문가들은 이를 보상 산정가를 부풀리거나 협의양도인택지 보상을 의도한 전문 투기꾼의 수법으로 봤다.
3기 신도시 지정 전부터 개발 계획이 유출되거나 거래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취재 중 만난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공기업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줄 테니 자기랑 2분의 1씩 투자를 하고 자기 지분은 대출로 하겠다”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공개 안 된 정보라며 특정 지역의 개발도면을 취재진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게 유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토지 투기 세력은 정상적인 소비자를 우롱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개발 호재가 있는 곳마다 LH 직원은 물론 공무원, 공직자 등 ‘정보’를 가진 자들의 투기가 잇따르고 있다. 1기부터 3기 신도시까지 반복되는 ‘내부자’들의 투기행태를 보며 집 없는 서민들의 허탈감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매번 정부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LH 직원들의 땅 투기 실상과 3기 신도시 지정구역에서 벌어진 ‘내부자들’의 투기 백태를 집중 조명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