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량 신안군수 “‘국립한국섬진흥원’ 유치의 꿈 목포시에 양보합니다”
박우량 신안군수(좌)가 섬진흥원 유치 양보 발표에 김종식 시장(우)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일요신문=목포·신안] 목포시와 신안군이 국립한국섬진흥원(이하 섬진흥원) 유치를 서로 하겠다며 열띤 유치전을 시작하면서 멀어졌던 관계에 대한 회복의 청신호가 켜졌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24일 오후 ‘신안군은 ‘한국섬진흥원’ 유치의 꿈을 목포시에 양보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신안군이 추진했던 섬진흥원 유치를 목포에 양보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
박 군수는 발표문에서 “대한민국 섬 정책 일번지 신안군은 ‘국립 한국섬진흥원’ 유치의 꿈을, 목포시에 양보하고자 합니다”며 “그동안 한국섬진흥원의 신안군 유치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군수는 “한국섬진흥원 유치 공모가 단순히 국립기관 하나를 우리 지역에 유치하는 승자독식 경쟁이 아닌, 대한민국 섬 정책의 발전을 위한 건강한 논쟁과 합의의 과정이기를 기대했다”며 “남아있는 공모 과정 또한 대한민국의 섬들을 발전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섬 정책의 공론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전남 서남권 지자체의 상생을 위한 목포·무안·신안 3개 시·군 통합 불발의 대안으로 목포와 신안만이라도 우선 통합하자는 의견에 뜻을 같이했던 김종식 목포시장과 박우량 신안군수의 상생을 위한 약속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목포·신안 통합에 대한 희망은 지난해 7월 목포 MBC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종식 목포시장과 박우량 신안군수가 일요포커스 진행자의 “통합에 대한 기본 원칙에 대해서는 합의한 걸로 봐도 됩니까?”라는 질문에 상호 긍정적 답변을 하면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1월 21일 김종식 목포시장과 박우량 신안군수가 신안군청서 만나, 섬의 날 전남유치 확정으로 섬의 날 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협약 체결 이후 같은 해 8월 목포에서 제1회 섬의 날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됐고, 이어서 공영방송을 통해 두 자치단체장이 직접 통합에 대한 의견을 표출함으로써 목포·신안 통합의 호 신호가 재차 확인된 것이었다.
하지만, 통합에 대한 진전은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지난 2019년 1월 통합에 대한 두 자치단체장의 발언 이후 현재까지 어떠한 통합에 대한 구체적 실행이 나오지 않고 있다. 더구나 통합에 대한 구체적 진전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김종식 시장과 박우량 군수가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형국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섬진흥원 유치를 두고 목포와 신안이 서로 앞 다투어 자기 지역에 섬진흥원을 유치하겠다며 두 지역의 시민과 정치권이 서로 질세라 섬진흥원 유치를 선언하면서 목포·신안이 결국 격돌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두 시·군 통합은 물 건너간 것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이날 박우량 신안군수의 섬진흥원 유치 양보 발표로 다시 두 시·군 통합에 대한 희망이 이어지는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섬진흥원은 지난 2020년 12월 1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목포) 의원과 서삼석(무안·신안·영암) 의원 윤재갑(해남ㆍ완도ㆍ진도) 의원이 한국섬진흥원 설립을 주 내용으로 대표 발의한 ‘도서개발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표면화 됐다.
현 정부도 섬의 중요성과 가치를 높이고, 국민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8년 8월 8일을 ‘섬의 날’로 제정했으며 이후 2019년 8월 8일 ‘제1회 섬의 날’이 목포시에서 개최되면서 정부는 ‘섬’에 대한 정부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상황이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섬진흥원 양보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신 신안군의 결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결정은 양 시·군의 공동 상생과 화합에 이정표가 될 것이다”환영했다.
또한, 목포시의회 박창수 의장도 “오늘 신안군의 지역발전을 위한 아름다운 양보에 감사하며, 목포시의회는 목포시와 함께 한국섬진흥원 목포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섬진흥원 설립지 결정은 오는 4월 중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번 신안군의 목포 양보에 따라 전남에서 섬진흥원 후보지가 목포시로 단일화 돼 목포 유치가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목포시는 전망했다.
강효근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