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심사 당일 모준호 기수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모준호 기수(남, 만29세)는 작년 7월 15일에 데뷔한 풋풋한 신인기수다. 그런데 지난 1월, 데뷔한지 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이 신인기수에게 큰 위기가 닥쳤다.
모준호 기수는 1월 24일 훈련 도중, 낙마로 인해 흉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두 달간 병가를 내고 휴식을 취하다가, 지난 20일에 다시 경주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흉추뼈 골절에도 불구하고 두 달 만에 복귀라니, 다들 그의 회복력에 놀라워하는 눈치다.
복귀하는 모준호 기수를 주행심사 현장에서 미리 만났다. 주행심사 전, 모 기수는 오랜만에 경주로를 누빌 생각에 기쁜지 부상에서 갓 복귀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흉추뼈 골절은 다소 큰 부상이라고 느껴지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회복했나?
“사실 흉추뼈 골절이라고는 해도 완전골절은 아니고 미세골절이었다. 푹 쉬고 운동을 열심히 했다. 쉬면서 그동안 (체중관리를 위해) 먹지 못했던 음식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했더니 회복이 빠르게 됐다. 최근에도 조교가 끝나면 병원에 가서 치료도 받고, 재활운동도 하고, 개인적으로 필라테스도 하고 계속해서 노력중이다.”
■요새 컨디션은 어떤가
“아직 신체 컨디션은 완벽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심리적인 컨디션은 최상이다. 잘 먹고 잘 쉬었더니 심리적으로는 작년보다도 훨씬 더 좋다.”
■작년, 데뷔 첫주에 우승을 거머쥐는 성취를 했다. 그 후로도 승률11.9%라는 신인답지 않은 훌륭한 성적을 보여주었는데 비결이 있나?
“비결이라기보다는, 28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하다보니 연륜이라고 해야 되나(웃음) 저보다 더 어린 기수들보단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또, 원래 부경에서 관리사 생활을 6~7년 했다. 그러다보니 동기 기수들보다 말에 좀 더 익숙한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관리사를 하다가 기수로 전향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사실, 19살 때부터 기수의 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몇 번 좌절되다 보니 다른 길을 찾게 되었다. 관리사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다시 기수에 도전을 해서 11년 만에 데뷔를 한 거다.”
■복귀소감과 포부 한마디
“처음 쉴 때는 좋았는데 2주가 지나니까 경마장이 그립고 몸이 찌뿌둥했다. 복귀할 날이 기다려졌다. 첫 출근한 날 몸은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일을 하니까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몸도 잘 회복되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 몸 컨디션만 제대로 올라오면, 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뷰 이후 출전한 주행심사 1경주에서, 출발 전 말의 기립으로 모준호 기수가 또다시 낙마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모 기수는 약간의 허리통증을 호소했으나, 잠시 뒤 3경주에 씩씩한 모습으로 나타나 성공적으로 주행심사를 마치는 근성을 보여줬다.
모준호 기수는 지난 20일 2·4·6·9·10경주에 출전하여 복귀전을 순조롭게 치렀다. 실력과 겸손함을 두루 갖춘 모준호 기수. 어서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고 본인의 바람처럼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길 바라본다.
# 4월 경마시행계획 발표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4월 경마시행계획을 발표했다.
토요일에만 10경주가 시행되던 3월과 달리, 4월부터는 토·일 이틀간 6경주씩 시행될 예정이다. 토요일 첫 경주 출발시각은 11시 30분, 마지막 경주 출발시각은 오후 4시 50분이며, 일요일은 각각 12시 5분, 오후 5시이다. 금요일은 제주 12개 경주가 중계경주로 진행된다.
4주간 펼쳐지는 48경주 가운데 36개는 국산마 경주, 12개는 국산·외산마 혼합경주로 시행된다. 특히 4일 6경주와 18일 6경주는 1등급 경주(각 1400m, 1800m)가 개최될 예정으로, 경마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전체 좌석의 20%(1,017석)만 운영하고 있다. 향후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에 따라 경마계획이 조정될 수 있다.
철저한 방역관리를 위해 입장고객은 경주 전날에 마이카드앱을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하며(문진표 작성 필수, 지정된 좌석만 예약가능) 당일 현장 예매는 불가하다. 경마 관람대 외에 공원시설은 운영하지 않는다.
#최다출전 백광열 조교사, 800승 달성
백광열 조교사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백광열 조교사(1조, 만56세)가 지난 20일 부경 제2경주(국산6등급 1200m)에서 소속 경주마 ‘닥터파피아누’의 우승으로 개인 통산 800승을 달성했다.
이날 최시대 기수와 함께한 닥터파피아누(암·3세·한국)는 출발부터 빠르게 치고 나가며 경주가 끝날 때까지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직선주로에 접어들며 쿨가이(수·3세·한국)와 경합을 펼쳤으나, 결승선 200m 남은 지점부터 속도를 높이더니 3마신 앞서 결승을 통과했다.
백광열 조교사는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준비 기간이었던 2004년 조교사로 데뷔했다. 데뷔 이래 통산 출전횟수가 무려 6,499전으로 부경 최다출전 조교사다. 또한, 2016년 부산광역시장배,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등 대상경주 우승기록과 2011년도 최우수 조교사 수상경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백광열 조교사는 “팀원들과 마주님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80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다만,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은 고객님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1조 마방이 최다출전에 비해 대상경주 우승횟수가 적은 것이 아쉬운데, 앞으로는 시상대에서 더 자주 만나 뵐 수 있는 조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한편, 백광열 조교사의 800승 달성 경주영상과 인터뷰는 유튜브 ‘한국마사회 경마방송 공식채널(KRBC)’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