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경제적 손실, 편성 공백 우려되지만 무거운 책임감”
6일 SBS는 ‘조선구마사’의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SBS 제공
26일 SBS는 ‘조선구마사’의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선구마사’는 방송 첫날부터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실존인물인 태종이 환영을 보고 무고한 백성들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서양인 사제와 통역사에게 반말을 듣고 병풍처럼 서 있는 등 사실과 다른 모습을 넣어 왕을 모욕하는 것은 물론, 한복과 인테리어 등 화면 곳곳에서 조선의 것이 아닌 중국의 소품이 비친 까닭이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제기, 광고기업 항의 등 시청자들의 집단적인 움직임이 이어졌고 광고주들은 잇따라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들끓는 여론에 놀란 제작사와 SBS가 24일 실수를 인정하고 재정비 후 다시 방송을 하겠다고 사과했으나 공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25일 밤에는 ‘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와 집필 계약을 맺은 관계였던 쟈핑코리아도 수습에 나섰다. 쟈핑코리아는 박 작가는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며 향후 기획하고 있는 현대극에 대한 ‘집필만을 단건으로 계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계옥 작가와의 집필 계약을 전면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결국 SBS는 26일 오전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지만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판권을 가지고 있는 제작사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재 ‘조선구마사’의 촬영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제작사가 촬영분 전량을 폐기할지, 혹은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플랫폼을 찾을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해외 OTT 플랫폼 라쿠텐Viki에서는 25일 기준으로 ‘조선구마사’ 시청이 가능하다. 한 누리꾼은 “해외에 살고 있는데 Viki에서 ‘only Viki’라는 카테고리에서 ‘조선구마사’ 시청이 가능하며 10일뒤에는 3회가 업로드 된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조선구마사’의 제작사는 YG스튜디오플렉스·크레이브웍스·롯데컬쳐웍스로 이 가운데 롯데컬처웍스는 ‘조선구마사’의 공동제작 및 부분투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하는 SBS 공식입장 전문.
‘조선구마사’에 대한 SBS 입장을 밝힙니다.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