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생 매니지먼트 30년간 맡으며 출연료 등 거액 횡령 의혹…박수홍 “마지막 대화 요청한 상태”
방송인 박수홍이 최근 불거진 친형의 출연료 등 횡령설에 대해 일부 사실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수홍 인스타그램 캡처
29일 박수홍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저와 가족에 대해 온라인 상에 돌고 있는 이야기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는 전 소속사와 문제 이전에 가족의 문제이기에 최대한 조용히 상황을 매듭지으려 했으나 부득이하게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돼 저를 걱정하고 응원해주는 분들을 위해 어렵게나마 이렇게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그는 “전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리고 그 소속사는 제 형과 형수의 명의로 운영돼 온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렇게 30년의 세월을 보낸 어느 날 제 노력으로 일궈온 많은 것들이 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큰 충격을 받고 바로 잡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오랜 기간 동안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그동안 벌어진 일들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다시 한 번 대화를 요청한 상태다. 마지막 요청이기에 이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저는 더 이상 그들을 가족으로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수홍은 이 논란과 관련해 부모님을 연관시키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꼭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부모님은 최근까지 이런 분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셨다”며 “제가 가장 괴로운 부분은 부모님께 큰 심려를 끼친 점이다. 부모님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과 억측은 멈춰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친형과의 금전적 문제가 불거진 후 박수홍은 1인 기획사인 ‘다홍이랑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사진=다홍이랑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수홍은 자신의 친형 박 아무개 씨를 소속사 대표 자리에 앉힌 뒤 해당 소속사의 연예인으로 약 30년 간 활동해 왔다. 그러던 중 최근 갑자기 그의 소속사가 박수홍의 고양이 이름을 딴 ‘다홍이랑엔터테인먼트’로 변경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박수홍 1인 기획사인 다홍이랑엔터테인먼트는 대표자명도 박수홍으로 돼 있어 “형과의 갈등으로 소속사를 새로 차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여기에 최근 형 박 씨의 ‘박수홍 출연료 횡령’이라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며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삽시간에 이슈화됐다. 박수홍이 고양이 다홍이를 위해 개설한 유튜브 채널에서 “수홍님, 다홍이 못 만났으면 어쩔 뻔 했을까”라는 댓글에 박수홍이 직접 “죽었을 듯…” 이라는 심상치 않은 댓글을 달아 왔던 것도 재조명됐다.
이와 더불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도 그가 최근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심한 배신을 당했고, 다홍이로 인해 살아갈 힘을 찾았다고 언급한 내용들도 다시 발굴됐다. 형과의 금전 문제가 그 원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형이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을 부모가 몰랐을 리 없다”며 박수홍과 함께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했던 그의 어머니에게도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박수홍은 이 점을 거론하며 “부모님은 아예 이 사실을 모르셨다”고 강조한 것이다.
연예인의 직계 가족이 매니지먼트를 맡으며 출연료 등에 간섭하거나 이를 횡령하는 행위는 이른바 ‘연예인 빨대 꽂기’로 알려지며 대중들 사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가수 장윤정의 친모와 남동생이 10년 간 장윤정이 벌어 놓은 재산을 탕진하고 수억의 빚을 남기고도 장윤정과 소송전, 여론전 등을 해 왔던 사례를 들 수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형편이 크게 좋지 않은 연예인들이 데뷔하면 사돈의 팔촌까지 빨대를 꽂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친족 간의 금전적 갈등이 심하다”라며 “박수홍은 형과의 마지막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고는 하지만 보통 이런 일은 결국 법정으로 가거나 부모님의 만류로 피해자인 연예인이 상황을 덮는 일이 더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