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정권교체 17.2%…LH 특검 범위 ‘문재인 정부까지’ 37.1% vs ‘이전 정부 포함’ 59.7%
조사 결과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응답 비율이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하는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3월 여론조사에서 여당 정권 재창출 예상 비율이 선두를 차지했었는데, LH 사태를 거치며 여론의 흐름이 뒤바뀐 양상이다(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이전에 실시됐다. 자세한 사항은 조원씨앤아이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정권 교체를 예상하는 비율이 더불어민주당 재집권을 예상하는 비율을 넘어섰다. 문재인 대통령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4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39.6%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3.7%였다. 국민의힘의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비율이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을 오차범위 밖에서 상회했다. 응답자 17.2%는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했다. 기타 의견은 4.4%,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5.0%였다.
이러한 결과는 야권 단일화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승리한 것과 LH 사태로 국정 전반에 걸친 당·정·청 지지율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여론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하는 비율은 41.1%로 국민의힘의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응답(33.7%)보다 높았다.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12.6%였다(관련기사 [3월 여론조사] 차기 정부 야권 탈환 46.3% vs 민주당 정권재창출 41.1%).
4월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정권교체론’과 ‘제3지대 정권교체론’이 나란히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정권을 교체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지난달 대비 5.9%p 상승했다.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응답 비율 역시 4.6%포인트(p) 상승했다. 정권교체를 예상한 응답 비율이 3월 대비 10.5%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한 비율은 3월 대비 7.4%p 하락했다.
지역별로 따져보면 호남(광주·전라)과 강원·제주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국민의힘 정권 탈환을 예상하는 비율이 우세했다. 서울에선 국민의힘 정권 탈환을 예상한 응답자가 39.4%,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한 비율이 34.4%였다. 경기·인천 지역에선 46.7% 응답자가 국민의힘 정권교체를 예상했고, 30.5%가 집권 여당 정권 재창출을 점쳤다.
TK(대구·경북)에선 제1야당 정권교체를 예상한 응답자 비율이 42.4%,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한 비율이 29.9%였다.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비율은 18.7%였다.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응답자 42.8%가 국민의힘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예상했다. 27.9%는 더불어민주당이 재집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비율은 21.7%였다.
충청권에선 ‘제3지대 정권 교체’를 예상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충청 대망론’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진=최준필 기자
충청권(대전·세종·충청)에선 국민의힘 정권교체 예상 비율이 35.3%, 더불어민주당 재집권을 예상하는 비율이 33.2%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안 접전이었다. 충청권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한 비율이 22.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충청 대망론’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호남(광주·전라)에선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한 비율이 51.9%이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과반 이상이 정권 재창출을 예상했다. 국민의힘 정권교체를 예상한 비율은 14.6%였고, 제3지대에 의한 정권교체를 점친 비율은 12.8%였다.
강원·제주 응답자 43.3%는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했다. 국민의힘 정권 탈환을 예상한 비율은 38.1%, 제3지대발 정권교체를 예상한 비율은 10.4%였다.
연령대별로는 10~20대, 3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장년층에서 국민의힘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비율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10~20대 응답자 중 44.6%가 국민의힘 정권 탈환을 예상했고, 34.4%는 더불어민주당 재집권을 예상했다. 제3지대에 의한 정권교체를 예상한 비율은 11.7%였다.
30대에서 국민의힘 정권교체를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37.2%로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 33.2%보다 높았다.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하는 비율은 18.3%였다. 60대 이상에선 국민의힘 정권교체를 예상한 비율이 49.8%로 더불어민주당 재집권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23.5%)을 두 배 이상 앞서갔다. 60대 이상 응답자 가운데 19%는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했다.
40대에선 ‘정권 재창출론’이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40대 응답자 44.9%가 집권 여당의 재집권을 예상했다. 27.2%가 국민의힘을 통한 정권교체를 예상했으며 제3지대 정권교체를 예상한 비율은 18.6%였다.
50대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재집권을 예상하는 비중이 더 높았다. 37.8%였다. 국민의힘 정권 탈환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33.9%로 나타났다. 제3지대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게 본 응답자는 17.5%였다.
LH 투기 의혹 사태로 인한 LH 특검 범위를 묻는 질문엔 응답자 37.1%가 문재인 정부까지라고 답했다. LH 특검 범위를 이명박 정부까지 해야 한다는 응답은 27.6%, 박근혜 정부까지 해야 한다는 응답은 7.0%였다. 이전 정부 모두를 LH 특검 수사 범위로 넣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25.1%였다. 전체 응답자 59.7%가 LH 특검 범위를 전 정부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응답자를 지지정당별로 구분했을 경우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와 국민의당을 지지한다 밝힌 응답자의 경우엔 과반이 LH 특검 범위를 현 정부에 국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지지자 가운데 67.6%, 국민의당 지지자 가운데 58.6%가 그렇게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LH 특검 범위를 이명박 정부까지 해야 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 54.2%, 정의당 45.6%, 열린민주당 52.1%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그렇게 응답했다.
이전 정부 모두를 LH 특검 수사 범위로 넣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무당층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무당층 응답자 중 41.6%가 모든 정부를 LH 특검 수사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무당층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까지(25.1%)’, ‘이명박 정부까지(20.5%)’, ‘박근혜 정부까지(8.5%)’ 순으로 응답비율이 높았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힘발 정권교체 여론이 더불어민주당 정권 재창출 여론을 앞지른 것에 대해 “공정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말 따로 행동 따로’ 행보가 내로남불이란 거부감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LH 투기 의혹 사태가 방아쇠를 당겼지만, 공정과 관련한 논란은 현 정부 내내 불거졌다”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팀 남북 단일팀 불공정 논란부터 시작해 조국 사태, LH 투기 의혹, 최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둘러싼 ‘전세 보증금 논란’까지 누적된 불만감이 여론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하나의 이슈때문만이 아니라, 그간 누적돼 온 불공정 논란에 국민들의 거부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여론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드러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PK-TK 지역과 ‘캐스팅보트’로 알려진 충청권에서 제3지대 정권교체론 응답 비율이 적지 않은 것에 대해 신 교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제3지대 출마를 기대하는 여론에 따른 결과”라고 했다.
이어 신 교수는 “응답률과 별개로 제3지대 정당이 기존 야권을 흡수할 가능성은 미미하다”면서 “제3지대 정권교체 가능성에 응답한 사람들은 향후 대권 레이스가 양강 구도로 개편될 경우 ‘정권교체’ 쪽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대상 :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크기 : 1000명 표본오차 : ±3.1%포인트(95% 신뢰수준) 표집방법 : 2020년 12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조사방법 : 유선 및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 3.0% 조사기간 : 2021년 3월 28일 ~ 2021년 3월 30일(3일간) 조사기관 : (주)조원씨앤아이 |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