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대신 보이스피싱 가담한 대학생, 집행유예 선고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법원, 구금기간과 반성 등 참작해

[일요신문] 학비 마련을 위해 휴학 후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23세 여성 A 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학생인 A 씨는 2020년 7월 6일부터 9일까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원에게 현금을 받아오라는 지시를 받고 3차례에 걸쳐 약 3300만 원 빼앗아 조직에 송금했다. A 씨는 10일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900만 원을 받으려다가 피해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한 대학생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사진=픽사베이

A 씨는 사기 방조와 사기미수 방조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액이 약 3000만 에 달하고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A 씨는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4월 5일 춘천지법 형사1부는 사기 방조와 사기미수 방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행이 사회적 폐해가 매우 심각하고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대학생으로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학자금 마련을 위해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며 형을 낮췄다. 또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접 취득한 이득이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에 비해 소액이며 A 씨가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1심 판결 이후 약 8개월간의 구금 기간 동안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