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사실상 모두 거짓…재판부 “기사의 급박성·공익성도 인정하기 어려워”
세월호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관련 허위사실을 기사로 보도한 인터넷 매체에게 법원이 3000만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사진=임준선 기자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이관용)는 지난 4월 23일 세월호 유가족 2명이 인터넷 매체 A 신문과 발행인 이 아무개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에게 총 3000만 원을 배상하고 정정보도문을 게시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기사에 목격자로 적시된 자원봉사자가 부적절한 성관계를 목격한 사실이 없고, A 신문과 인터뷰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며 기사 내용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입은 피해 정도에 비해 기사 내용 자체의 급박성이나 공익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위법성 조각사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세월호참사대응 태스크포스(TF)는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이 있기까지 이 사건 원고는 물론이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 자원봉사자들은 위 기사를 근거로 한 악의적인 비방·모욕에 노출돼야 했다”며 “이번 판결은 ‘기사’라는 형식으로 자극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A 신문은 지난 2018년 5월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에서 유가족 2명과 여성 자원봉사자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에 언급된 유가족 2명은 A 신문과 발행인 이 씨를 상대로 9000만 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이와 더불어 A 신문의 보도 내용을 인용하거나 같은 허위 사실을 유포한 유튜버와 블로거도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