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부연납 1회차 홍라희 전 관장 1조 대출 주목…일가 지분 보유 계열사 배당 증가 관측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1998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연말기준 이건희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부회장의 보유주식을 기준으로 보통주 배당액을 계산해 봤다. 각각 2조 4204억 원, 5441억 원, 4288억 원 등 3조 3932억 원에 달한다. 절반을 종합소득세로 내도 1조 7000억 원이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 배당액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23년간 배당으로 받은 현금이 1조 5000억 원은 거뜬히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가는 4월 말 상속세 납부계획을 밝히면서, 약 3조 원 규모의 미술품과 현금 1조 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건희 회장이 배당수익 대부분을 미술품 구입에 썼다면 남은 현금 자산은 많지 않을 수 있다.
홍라희 전 관장이 이번에 빌린 돈의 액수는 예상을 뛰어 넘는다. 홍 전 관장은 1조 원을 대출받았다. 이건희 회장 주식 상속 세금은 약 12조 2915억 원(4월 29일 종가, 세율 50% 가정시)으로 추정된다. 홍 전 관장이 3조 5212억 원, 이재용 부회장이 3조 2139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조 9218억 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2조 6346억 원이다. 1차 납부세액이 전체의 6분의 1이라고 가정하면 각각 5869억 원, 5357억 원, 4870억 원, 4391억 원이다.
23년간 삼성전자 배당으로만 2700억 원의 현금흐름을 발생시켰던 홍라희 전 관장이 이번에 차입한 1조 원은 1차 납부액보다 두 배가량 많다. 메리츠증권에서 3개월짜리 대출에 무려 연 5% 이자를 지급한 점을 감안하면 주식 상속세 납부 외에 다른 곳에 쓸 돈이 있었다는 뜻이 된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했던 용인 에버랜드 일대 토지를 상속받는 데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월 30일 납부한 1차 상속세에 주식을 바탕으로 한 금융회사 차입금을 쓰지 않았다. 5000억 원이 넘는 상속세 1차 납입분을 모두 자기자금으로 납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의 배당소득을 감안해도 결코 마련하기 쉽지 않은 액수다. 이부진·서현 자매는 각각 3300억 원, 3871억 원을 빌렸으니 각각 1570억 원, 520억 원을 자기자금으로 낸 셈이다.
지난해 주당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상속 후 지분보유에 따른 올해 예상 배당수입은 홍라희 전 관장이 4151억 원, 이재용 부회장이 4392억 원, 이부진 사장이 2345억 원, 이서현 이사장이 2172억 원이다. 세금을 감안하면 실제 손에 쥐는 액수는 이의 절반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려면 매년 상당액을 차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당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세금 납부가 끝난 후부터는 빠르게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가 배당을 더 늘린다면 차입액을 물론 상환 부담도 더 빨리 줄어들게 된다. 다만 언젠가 홍라희 전 관장이 보유한 주식 자산도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가 물려받게 되면 그에 따라 상당한 규모의 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