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내 거는 이제 264개야’ 일흔이 다 된 할머니들이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하고 있는 일은 바로 ‘코인 채굴’ 동네 미용실 원장 부부의 권유를 받은 한 할머니가 2000만 원을 투자해 1000만 원 이익을 본 후 할머니들이 너도나도 평생 모은 돈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박정애 할머니(가명)는 “뻥 튀겨 준다 하길래. 아 이런 게 있구나. 3일만에 천만 원이 불어와서 이래 3000만 원이 됐다”고 말했다.
몇 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수익이 나기만을 기다리기 몇 달째. 할머니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만다. 가상화폐 가치가 급락해 수천만 원이던 투자금이 단 돈 몇 만 원이 되었다는 것.
이때부터 미용실 원장은 채굴만이 살길이라며 하루에 한 번씩 꼭 채굴을 하고 기다리다보면 값이 올라 금방 원금도 찾고 몇 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한 코인투자 할머니는 “5000만 원을 현찰로 갖다 줬어, 봉투에 넣어갖고 증서 같은 종이 쪼가리 하나 안 받았지 그냥 코인 개수만 적어뒀어”라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가 살펴본 코인의 정체는 조금 수상했다. 거래소에 상장도 되어 있고 코인을 발행한 회사도 건재하다는 말과 달리 우리가 찾은 회사 사무실은 텅 비어있었던 것. 게다가 할머니들이 그토록 열심히 채굴하고 있는 그 사이트도 정말 채굴이 되고 있는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한다.
평생 물고기를 손질하고 회를 뜨며 손발이 굽도록 고생해 모은 돈. 그 돈을 하룻밤 꿈같은 이야기에 전부 잃을 위기에 처한 바닷가 마을 할머니들은 오늘도 홀로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
임영희 할머니(가명)는 “하루에 뭐 3만 원 버는 날도 있고 5만 원 버는 날도 있고 29년이야. 29년 벌은 돈 다 거기 다 갖다 넣은 거야”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을 울린 코인사기에 대해 알아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기아빠가 되버린 남자, 여자는 왜 그를 아빠로 지목했나’ 편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