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유창식 “현진 선배, 한수 가르침 좀”
▲ 유창식(왼쪽)과 손흥민. |
유창식 “10승ㆍ신인왕 목표”
2011년 프로야구 신인 지명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유창식. ‘거물 루키’란 이름에 걸맞게 그는 최고 146㎞의 직구, 수준급 슬라이더와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로 지명 후에도 왕중왕전, 전국체전까지 바쁜 한 해를 보낸 유창식은 “휴가를 맞아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야구공을 접했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저절로 야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단다. 학창시절 내내 ‘1인자’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유창식. 그는 지난 2월에 있었던 황금사자기 준결승전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꼽았다. “천안북일고와의 경기에서 9회말 3 대 2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그대로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10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한 경기라 잊을 수가 없다.”
이제 막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딛은 신인이지만 부담감보단 설렘이 더 크다. 롤 모델이던 류현진과 함께한다는 이유도 크다. “현진 선배로부터 체인지업 전수를 약속받았다. 선배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느라 아직까지 배울 기회는 없었다. 차근차근 배워나가고 싶다.”
프로 무대에서 가장 대결해보고 싶은 타자는 7관왕, 9연속 홈런으로 2010년을 빛낸 이대호. 유창식은 “우리나라 최고 타자와의 대결이라니 벌써부터 긴장된다. 물론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직 난 신인이니까 얻어맞아도 용서가 되지 않겠느냐”며 웃음을 보인다. 올 시즌 목표는 10승. 다승왕, 방어율 왕보단 신인왕이 더 욕심난다고. “내 개인 성적보단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올 시즌 한화를 4강권에 진입시키는 게 2011년 내 목표다.”
손흥민 ‘최고의 예비 스타’
‘함부르크의 샛별’ 손흥민의 새해가 밝았다. 함부르크 전반기 리그에서 7경기 출전 3골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신성으로 떠오른 손흥민은 귀국 직후 이틀 만에 조광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고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시차 적응도 잘 안 된 상태였던 그가 조 감독이 만족할 만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던 건 아버지 손웅정 씨(춘천FC 감독)와의 특별새벽 훈련 덕분이었다. 손흥민은 “전반기 리그 마지막 경기에도 출전을 못한데다 출국 날 기상 악화로 하루를 공항에서 보내야만 했다. 그래서 다음날 새벽 아버지와 웨이트 트레이닝, 줄넘기 등 기본기 훈련을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덕분에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금방 제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대표팀 발탁에 얽힌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가 축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축구 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손흥민은 “아버지 옆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놀다 자연스레 재미를 느꼈다. ‘성실하고 예의바른 선수가 되라’며 곁에서 조언해주시고, 1 대 1 개인 교습도 해주신다”며 아버지를 향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12월 30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조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여기엔 아부다비 출국 때부터 읽은 책, <긍정의 한 줄>이 도움이 됐다. “아버지께서 훈련 끝나고 쉬는 시간에 TV를 보고 인터넷을 하기보단 책을 읽으며 마인드 컨트롤하라고 선물해주셨다. 틈날 때마다 자주 책을 읽는 편”이라며 자기 관리 비법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일정이 끝나는 데로 분데스리가 후반기 리그에 합류해야 한다. 숨 가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축구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얼굴에 연신 미소를 보인다.
‘분데스리가 전반기 MVP를 차지한 가가와(도르트문트)가 본인을 경계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아마 날 경계하진 않을 거다”며 웃음을 터트리더니 “직접 맞붙었을 때 느꼈지만 정말 잘하긴 잘하더라. 그러나 나도 열심히 노력해 지지 않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 박찬희(왼쪽)와 박준범. |
박찬희 “이상민이 롤 모델”
프로농구 ‘슈퍼 루키’ 박찬희가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한국인삼공사에 새 둥지를 틀었다.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돼 한층 더 시야를 넓히고 돌아온 그는 올 시즌 인삼공사의 공격을 이끌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직 팀이 원하는 부분의 30~40% 정도밖에 해내지 못하고 있다. 더 많이 분발해야한다”며 자세를 낮춘다.
농구를 처음 시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농구대잔치를 보며 농구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한다. 당시 상무에서 활약하던 ‘영원한 오빠’ 이상민이 그의 롤 모델이었다. “이상민 선배의 경기를 읽는 능력, 센스 모든 것을 닮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이자 각오이기도 하다.
대학 때 잠시 농구에 재미를 잃어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양쪽 발등 뼈 부상으로 거의 2년을 쉬게 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신기하게도 프로에 들어오자 아프던 부위가 씻은 듯이 낫더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내로라하는 선배들과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선배들을 보면서 ‘괜히 국가대표가 아니구나’란 생각을 했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셨다. 다들 유머가 넘치셔서 대표팀 내내 웃으며 지냈다. 나도 한 유머 하는데 선배들은 못 당하겠더라.”
박찬희는 아시안게임 직후 소속팀에 합류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이며 신인왕 1순위로 떠올랐다. 특히 동갑내기 신인 이정현과의 경쟁이 치열하다.
“프로농구 역사상 드래프트 1,2순위가 한 팀에서 뛰게 된 건 처음 있는 일이라 들었다. 정현이와는 워낙 친한 사이인 데다 서로 신인왕에 관한 이야길 나눈 적도 없다. 둘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 보면 자연스레 팀 성적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박찬희는 1987년생 토끼띠다. 2011년이 토끼해인 만큼 올 시즌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시선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박찬희는 “일단 농구를 더 재미있게 하고 싶다. 올 시즌 KBL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대답으로 신인왕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박준범 ‘거물 신인’
KEPCO45의 박준범 역시 프로배구 드래프트를 뜨겁게 달군 거물 신인이다. 한양대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대형 공격수로 주목받던 그는 대학 무대에 적수가 없어 3학년 때 프로 진출을 검토했다. 그러나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우리캐피탈의 전력 급상승을 우려한 기존 구단들의 거센 반발로 프로 진출이 무산되고 말았다.
“프로진출이 가능하다는 얘길 듣고 드래프트장에 갔는데 3학년은 안 받기로 했다고 하시더라. 씁쓸했지만 대학교 4학년 주장을 맡게 되면서 금방 잊어버렸다. 오히려 프로 오기 전에 더 많은 경험을 쌓을 기회였다는 생각도 든다.”
박준범의 가세로 올 시즌 KOVO컵 신인왕 판도가 더욱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정환(우리캐피탈), 곽승석(대한항공)이 상승세를 타는데다 2라운드부터 문성민(현대캐피탈)이 대결 구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모두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그러나 내가 기복 없는 플레이로 팀 승리에 기여한다면 신인왕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본다.”
그의 아버지 박형용 씨는 현대자동차써비스 창단 멤버로 강만수 KEPCO45감독,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 등과 함께 전성기를 이끌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배구하고 싶단 이야길 했더니 아버지가 바로 다음날 배구 학교(유성초등학교)로 전학시키셨다. KEPCO45에 오게 되자 강만수 감독님께서 선수시절 정말 대단했다면서 많이 배우라고 말씀하셨다.”
그는 2007년 월드컵에서 치렀던 브라질과의 경기를 잊을 수 없다. 스무 살의 나이로 처음 밟은 세계 무대. 박준범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최고 득점을 올리며 우승을 견인했다. 그는 이후 국제무대에 나갔을 때 눈에 들어온 선수가 한 명 있었다며 입을 열었다.
“푸에르토리코와 경기할 때 헥터 소토 선수를 보고 팬이 됐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상대팀이 돼 경기를 펼칠 때 내색하면 안 되지만 신기할 때가 많다.”
2011년 가장 큰 목표는 팀 4위. 개인적으론 신인왕에 욕심이 생긴단다. “KEPCO45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박준범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
정유진 기자 kkyy1225@ilyo.co.kr
부상에 발목 잡힐 순 없죠
31년째 제자리걸음이던 한국 육상에 샛별 하나가 등장했다. ‘단거리 만능선수’ 박봉고(20). 전국 육상경기대회 200m, 400m를 휩쓸며 혜성처럼 나타난 그는 홍콩동아시안게임 400m 2위에 오르며 척박했던 한국 육상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지난해 여름, 한국 육상 드림 프로젝트에 발탁된 박봉고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두 달간 전지훈련을 받았다. 전지훈련 후 치러진 전국체전에서 그는 모든 육상관계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채 대회에 나섰다가 경기 도중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바람에 3개월 재활을 요한다는 진단을 받고야 만다.
“미국에서 전지훈련까지 하고 왔는데 한국 신기록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들 때문에 부담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부상으로 인해 처음에는 좀 힘들었지만 다시 맘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 차근차근 재활 훈련을 하면서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육상을 처음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다. 막내아들이라 집안의 반대도 심했다고. 그러나 매일 운동장을 달리며 구슬땀을 흘리는 그의 모습에 부모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단다.
구미시청 권승영 감독은 “외국 선수 못지않은 신체 조건을 갖춘 데다 스피드가 좋아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많은 훈련 경험을 쌓다보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진출 기회는 잃었지만 올 8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남아있다. 박봉고는 “부상이 없었다면 선수권대회 메달을 목표로 했을 텐데 지금으로선 증상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완벽하게 회복하는 게 목표다. 그 후 대구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내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엔 올림픽 금메달 고고씽~
지난해 10월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종합 1위에 오른 김담민(여·15). 2011년 한국 쇼트트랙 ‘신성’으로 떠오른 그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수줍은 듯 말을 감추던 김담민은 쇼트트랙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다. 국가대표에 선발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선발전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난 막판에 지쳐서 자세가 변하곤 하는데 언니, 오빠들은 좋은 자세를 끝까지 유지하며 레이스를 하더라.”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고 처음 오른 국제무대. 김담민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월드컵 3000m 계주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면서 내 부족한 부분도 깨달았고 또 앞으로 노력하면 나도 저렇게 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이번 월드컵에선 오빠 김철민(18)과 함께 쇼트트랙 첫 ‘남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경기 중엔 서로 바빠 응원을 해주지 못했는데 함께 금메달을 딸 수 있어 정말 기뻤다. 운도 따랐던 것 같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정섬근 코치는 “영리하고 스피드가 좋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가능성이 무한한 선수다. 기대하며 지켜보시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중국의 조양 선수를 뛰어넘고 싶단다. 김담민은 “아직 태릉에 입촌한 지 한 달밖에 안된 새내기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결심을 새롭게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