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애 “봄에 농부가 씨를 뿌리 듯 버섯의 씨부터 만들고 있습니다”
전북 익산시 봄스토리 친환경농업회사법인 박현애대표가 호수를 낀 버섯공장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일요신문=익산] “봄에 농부가 씨를 뿌리 듯 버섯의 씨부터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귀농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가면 귀농에 성공한 야심찬 ‘여장부’를 만날 수 있다. ‘부농’을 꿈꾸는 귀농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파하고 있는 봄스토리 친환경농업회사법인의 박현애(51) 대표를 일요신문이 만나 귀농의 배경과 버섯 재배 이야기를 들어본다.
박 대표의 명함을 보면 저력이 묻어난다. 한국농수산대학 현장 실습교수이자 버섯산업기사, 종자관리사이자 익산시 귀농 멘토다. 봄스토리 친환경농업회사법인은 버섯 종균, 배지, 버섯 생산 전문업체다. ‘팔방미인’ 박 대표는 귀농에 앞서 회사원으로 생활할 때 아이들만 성장하면 농촌에서 제2의 인생을 살겠다는 ‘버킷 리스트’를 가슴에 품고 살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박 대표는 지난 2017년 과감히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평소 점 찍어놨던 익산시 왕궁면에 둥지를 틀고 ‘여성 농업인’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어렵사리 구입 한 땅에 작은 하우스와 시설을 짓고 버섯종균과 배지 만들기, 시험재배 등을 테스트하며 버섯농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귀농 초창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초창기 100평에 불과한 하우스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종균센터, 배지센터, 버섯재배 스마트 팜까지 과학적이고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강소농의 저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귀농 첫해 익산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e비즈니스 농업인대학’가 원동력이 됐다“
”참가한 교육은 귀농·귀촌의 기본 교육부터 작목별·친환경 교육, 강소농 교육 등을 통해 귀농에 대한 소중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이 자양분이 되어 지금은 경쟁력 있는 농업회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와함께 귀농을 꿈꾸는 예비 귀농인과 마을 주민들의 소통 창구의 역할을 통해 버섯을 재배하고 싶은 귀농인들에게 버섯에 대한 멘토링을 하고 싶다”
▲귀농에 성공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처음에는 버섯을 재배하기 위한 배지 생산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눈물을 흘릴 때도 많았다. 실패를 거울삼아 부단히 노력하며 전문적으로 버섯배지를 만드는 기술까지 습득했다. 지금은 총 매출의 80%가 표고배지, 느타리배지, 새송이등 배지 판매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표고 배지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폭주해 주문 후 대기하는 농가가 많을 만큼 인기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누군가 지금의 성공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성공에 대한 확신과 직원들의 연대, 그리고 열정이 바탕이 되고 농업관련 교육 참여와 정부지원사업의 도움이 지금의 농업회사로 성장하게 됐다”
▲국내 표고버섯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전체 버섯시장 규모의 30%를 차지하는 2,000억 규모다. 2,000억의 표고버섯 생산 중 60%는 봉형배지를 사용하고 있고, 기술력이 앞선 중국의 봉형배지가 한국 표고버섯 배지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표고버섯은 어떻게 재배 되고 있는가?
“표고의 재배 방식으로는 원목 재배와 배지 재배가 있고 배지 재배는 다시 상면 재배와 봉형 재배로 나뉜다. 과거 10년 전만 해도 표고 재배는 원목 재배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원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표고 생산량 대비 10%가 되지 않는다“
”봉형배지 대비 상면 재배 비율은 7:3으로 봉형 배지비율이 상면 배지보다 훨씬 앞서고 있다. 초기 수확량이 상면배지보다는 봉형배지가 좋기 때문이다. 그간 봉형배지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는 수입산 배지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원산지 표기법이 개정되어 중국산 배지의 사용이 힘들게 되는 시장의 변화가 생겼다. 갑작스런 변화에 그동안 중국산 배지를 사용하던 농가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는 곳이 바로 우리 회사다”
▲타 업체와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우리 회사는 기능성 배지 조성물에 관한 특허, 관련 기계 특허를 취득, 일반 버섯 보다 100배나 더 많이 아스파라긴이 함유된 기능성 버섯을 만드는 등 다양한 버섯관련 연구 및 배지관련 노하우가 축척된 기업이다. 또 표고 농가들을 위해 직접 국내산 봉형 배지 기계시스템을 ㈜ 뉴텍과 협약해 만들고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작년부터 우수한 국내 봉형 배지 대량 생산 시스템를 갖춰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전북에서 친환경농산물중 버섯 부분 (느타리 새송이 표고 그리고 노란느타리등)을 생산해 학교로 납품하는 재배노하우와 오랜 시간 숙련된 배지 생산 노하우로 만든 배지는 현재 작년 대비 매출이 400% 이상 급성장 하고 있으며 재배농가에게 버섯 관련 교육을 하는 등 6차산업 인증을 취득해 전문적인 버섯 교육을 진행중이다”
▲앞으로 목표는?
“더불어 함께 사는 꿈을 현실화 시키고 싶다. 희망을 품고 농촌을 찾는 귀농인들을 도와 버섯마을 단지를 조성해 익산시 왕궁면 하면 버섯의 메카로 불릴 만큼 버섯에 대한 연구에 매진해 선진 생명농업의 산증인이 되고 싶다”
정종인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