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금융지주 간 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에는 “지주 역할 없을 것” 선 그어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련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 수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이사회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원금 100%를 반환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지만, 분조위가 전액 배상 사유로 든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내놓은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수용하면 책임이 온전히 NH투자증권에만 몰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분조위 전부터 주장했던 다자 배상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 모두가 옵티머스 펀드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배상안 공개와 함꼐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을 상대로 한 소송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하나은행에 있다고 보고 있다. 수탁사는 펀드에 돈이 들어오면 이를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하나은행이 수탁사로서 옵티머스 펀드 자산 등에 대한 감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다. 피해 금액은 일반투자자 3000억 원을 포함해 총 4327억 원에 달한다. 하나은행 등을 상대로 한 소송 규모는 4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은행은 펀드의 신탁계약서상 투자 대상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기재됐음에도 옵티머스 운용 지시에 따라 사모사채를 매수했다는 의혹도 받아 왔다. 지난 3월 금감원으로부터 '업무일부정지'의 징계를 받았고 금융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번 소송이 NH농협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간 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송의 직접 당사자는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이지만 소송 규모가 커서다. 이에 대해 NH농협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지주의 법적인 역할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