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이런 건 얼마나 해요? 슈퍼커브를 타다 보면 종종 듣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가격을 물어본 이유를 물어보곤 한다. 그럴 때면 여러 가지 답변이 나오는데, 질문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생김새도 귀엽고 크기도 적당해서 저 정도면 나도 타볼 수 있을 것 같아서’가 된다.
커브가 국내 시장에서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이 생기는’ 오토바이가 된 것은 최근 일이다. 배달 시장이 스쿠터 위주로 재편되면서 배달용 이미지가 다소 희석된 것도 있고, 실제로 디자인이 많이 귀여워진 덕도 있다. 최근의 디자인 경향은 지난 2018년에 커브 시리즈 60주년을 맞아 오리지널 커브의 클래식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이어받았다.
2021 혼다 슈커커브는 외관상 전 세대 모델과 차이점을 분별하기 어렵다. 눈에 보이는 것은 일체형 앞쪽 방향지시등이나 새로운 컬러 정도랄까. 그 이외에는 세부적으로 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티 나지 않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우선 엔진의 변화가 가장 크다. 유로5 규제에 맞춘 새로운 엔진은 생김새부터 완전히 다르다. 엔진 헤드 부분은 냉각핀 형태로 연출되어 조금 더 기능적인 느낌을 준다. 엔진의 성격은 기존 보다 부드럽고 고른 토크 발산하는 타입이다.
배기량도 1cc 늘어나 110cc가 되었고, 보어 대 스트로크 비율을 47:63.1로 스트로크 비율을 조금 더 높여 롱스트로크 성격이 조금 더 느껴진다. 미션에서의 개선점도 보인다. 기존 대비 변속 충격으로 인한 불편감은 많이 사라졌으며 기어 변속 시 체결되는 느낌이 전보다 선명하면서도 부드럽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리어 서스펜션의 변화도 크다. 리어쇽의 각도를 슬쩍 틀어서 충격을 처리하는 과정을 개선했다. 이전에는 충격을 그대로 받아쳐주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충격을 분산해서 흡수하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현행 슈퍼커브 역시 대형 짐받이에 물건을 싣는 것을 전제로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것보다 하드한 타입의 스프링이 있는 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치와 각도의 변경으로 이 정도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게 놀랍다.
이 밖에도 뜯어보면 눈에 띄지는 않지만 변한 것들이 많은데, 기어 레버의 디자인이 바뀌었다거나, 앞뒤 캐리어 형상이 변경되었다거나, 사이드 스탠드의 고무발(스탠드를 접지 않고 출발했을 때 자동으로 스탠드가 접히게 고안한 장치)의 위치가 바뀌었다던가 하는 것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계기반의 디지털 정보창의 추가다. 주행 적산 거리, 연비, 시계, 기어 표시 등을 알려주는 새끼손가락만 한 모노톤의 LCD가 적용되었다. 별것 아닌 기능이지만 시간 표시나 연비 등은 실제 환경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이기 때문에 개선된 것이 반갑다.
2021년 혼다 슈퍼커브 110의 공식 출시 가격은 255만 원이며 컬러는 옐로, 레드, 화이트, 핑크, 블루 총 5가지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생산 및 물류 관련하여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실제로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딜러점을 통해 문의했을 때, 2개월 이상 대기를 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혹시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주변 모터사이클 판매 대리점들을 통해서 미리 입고 관련 일정을 확인해보기를 추천한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