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실시간 중계 파파라치보다 무서워
▲ 호텔에 들른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알려진 다나카 미호. |
22:57 정말 귀엽네. 다나카 미호 얼굴이 작아 놀랐어.
지난 1월 11일 밤 J리그 축구선수 이나모토 준이치(가와사키 미드필더)와 패션잡지 논노의 표지 모델로 유명한 다나카 미호가 호텔에 왔다며 트위터에 이야기한 호텔 직원의 메시지다. 이 직원이 트위터로 이 두 유명인사가 호텔에 온 사실을 알려 결국 둘의 ‘몰래 데이트’가 들통났다.
호텔 직원은 스무 살의 아르바이트 여대생으로 트위터에 메시지를 올리자마자 네티즌들이 여대생이 찍은 호텔 사진을 보고 호텔이 도쿄 웨스틴 호텔이란 사실을 찾아냈다. 호텔 측은 공식 사이트에 총지배인 명의로 사죄문을 내고 이 직원을 해고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때 도쿄 웨스틴 호텔 최고층 스위트 룸을 자택으로 삼고 생활했던 가수 하마자키 아유미와 우타다 히카루 등도 좌불안석 상태라고 한다. 또 호텔에 온 다나카 미호와 예전에 사귄 적이 있는 배우 오구리 순도 데이트 장소로 웨스틴 호텔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 긴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일본 매체들이 앞다퉈 보도했다.
유명인사의 사생활이 트위터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일본의 지성파 탤런트 오모모 미요코가 APF통신사 대표이자 전 남편인 야마지 도오루 씨가 선배 탤런트 아사기 구니코와 불륜관계였다고 트위터에서 폭로해 삼각관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한 언론은 오모모 미요코와 아사기 구니코 중 누가 더 ‘트위터력(力)’ 이 뛰어난가를 비교해 보도하기도 했다. ‘트위터력(力)’이란 팔로어 수, 트위터를 쓴 기간, 하루 이용 횟수를 비교해 산출하는 능력으로 일본에서 트위터가 유행한 후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신조어다.
2010년 10월에는 개그맨 쇼지 도모하루가 자신을 팔로잉하는 남성팬과 실시간으로 트위터 상에서 싸워 물의를 빚기도 했다. 남성팬이 트위터로 ‘저번에 롯폰기에서 부인 아닌 여자와 걷는 걸 봤는데 누구냐’고 연거푸 묻자 ‘이런 쓰레기는 용서를 못하겠다’고 폭언을 퍼 부은 것.
평론가 야마자키 마사카즈 씨(76)가 <아사히신문>에 칼럼을 실어 “블로그나 트위터 보급으로 인해 지적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정보를 발신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며 “책임감 없이 정보를 선택하고 편집을 하면 전 국민의 지적 저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평했다. 네티즌들이 크게 반발했지만, 한편에서는 ‘정보를 전달할 책임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며 지지하는 분위기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