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폭력·횡령…거기 교회 맞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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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을 배출한 소망교회가 최근 교역자 간에 폭행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전 부목사의 사기사건이 드러나 또 구설에 올랐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현 정권 출범 이후 소망교회는 대통령을 배출한 교회라는 명성을 타고 비신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는데 소망교회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뉴스거리가 됐다. 특히 정권 출범 후 소망교회는 MB의 편향적인 인사를 빗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지역)’ 라인의 한 축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1977년 곽선희 목사를 포함한 교인 11명이 삼일기도회로 모이면서 시작된 작은 교회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또 다른 권력기관으로 부상한 셈이다.
하지만 소망교회는 보혁갈등과 이로 인한 파벌싸움에서 비롯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로 인해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통령을 배출한 교회가 되레 대통령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피해자인 신도 A 씨의 집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사기 등)로 소망교회 전 부목사 이 아무개 씨(54)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아내의 약국 개업자금 등의 명목으로 2004년 11월부터 2007년 6월까지 피해자 A 씨의 집을 담보로 7차례에 거쳐 9억 7000만 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돈을 빌려주면 곧 갚을 수 있다”며 A 씨로부터 돈을 받아냈는데 상환능력을 알리기 위해 “미화 100만 달러에 대한 반환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체에 투자해 20억 원 정도 받을 돈이 있다”는 말로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결과 이 씨는 이미 A 씨에게 수억 원의 빚을 지고 있었으며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려 운영하고 있던 카센터의 임차보증금조차 갚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씨의 자금 상황 등을 파악한 검찰은 이 씨가 애초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해 사기혐의를 적용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씨가 2001년부터 소망교회 부목사로 재직 중이었고, 이번 사건이 같은 교회에 다니는 신도를 상대로 한 사기행각이었다는 점이다. 이 씨는 사기행각 외에도 대형교회 교역자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행실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더욱 지탄을 받고 있다.
이 씨는 평소 주변인들에게 재력에 대해 떠벌리는가 하면 ‘청와대 기독교 신우회 지도목사’라는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지위를 과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또 A 씨의 고소로 수사를 받게 되자 거짓 진단서를 만들어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 “이 환자(이 씨)는 당뇨 합병증세로 미국에 가서 치료 및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이 환자는 미국 영주권자이므로 미국에 가서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 및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간청드립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가짜 진단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 씨는 사기혐의가 불거지자 소망교회 부목사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소망교회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압구정동의 작은 상가에서 출발해 창립 30여 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기업형 교회로 우뚝 선 소망교회는 막대한 이권을 둘러싼 교회 내 파벌싸움이 원인이 되어 이미 수차례 지저분한 사건에 휘말린 바 있다.
지난 1월 2일에는 소망교회 김지철 담임목사와 부목사 사이에 믿을 수 없는 폭력사태가 발생해 사회를 경악시켰다. 사건 당일 오전 8시 40분경 부목사인 조 아무개 씨(61)와 전 부목사인 최 아무개 씨(53)는 담임목사실로 찾아와 김지철 목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목활동 배정표에서 제외됐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최 씨는 부목사직에서 해임된 뒤 지난해 7월 부목사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소망교회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고, 조 씨도 1월 1일자로 교구배정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이날 폭행으로 김 목사는 왼쪽 눈주위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조 씨 등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폭력사태를 둘러싼 치열한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소망교회는 이날 2부 예배부터 5부 예배까지 1부 예배의 녹화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008년에는 장로가 집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2003년 김지철 목사가 부임한 이후 소망교회는 김 목사의 교회 운영방식을 둘러싸고 줄곧 내홍을 겪어왔는데 급기야 김 목사를 지지하는 장로가 반대파 집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발생한 것이었다. 2008년 12월 소망교회 장로 윤 아무개 씨는 김 목사에게 불손하게 대하고 항의했다는 이유로 같은 교회 집사를 폭행, 갈비뼈 4개를 부러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거론된 혐의들은 교회 성직자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살인미수 및 폭행 등이었고, 이를 시작으로 신도들 간의 명예훼손 등 줄소송이 진행됐다. 또 2010년 9월에는 김 목사를 지지하는 장로와 반대하는 장로 간의 폭행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소망교회 내 문제는 비단 폭행사건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소망교회 설립자 곽선희 원로목사가 물러나고 김지철 목사가 부임한 후 소망교회 장로들 간에는 심각한 파벌싸움이 벌어졌는데 소망교회는 2008년 9차례의 당회의가 모두 파행 운영되는 등 내분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이는 급기야 기독교계에 오명으로 남을 법정공방으로까지 비화됐다.
2009년 3월 반대파 장로 21명은 김 목사를 횡령혐의로 고소했고, 다음 달에는 업무상 배임혐의로 추가 고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2003년 10월에 취임한 김 목사가 당초 사례비로 7200만 원을 받기로 했는데 당회 결의도 없이 1억 3400만 원을 받았고, 매년 1억 4200만 원으로 올려 받는 등 지난 3년간 약 3억 원 이상의 헌금을 횡령했다는 주장이었다.
그간 김 목사 지지파와 반대파 사이에 벌어진 업무상 배임·사기·횡령 등 고소·고발은 모두 10여 건에 이른다. 소망교회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과 관련 교회 안팎에서는 근본 원인을 곽선희 원로목사와 김 목사 지지세력 간의 알력다툼으로 보고 있다. 사실 대형교회 내에서 벌어지는 보혁갈등 및 파벌다툼, 그로 인해 벌어지는 불미스러운 일들은 소망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형교회 내에서 권력을 둘러싼 암투, 교역자들 간 지저분한 비방과 교권싸움, 세력 나누기, 재정의 불투명성과 횡령, 여신도들을 상대로 한 성추문 등은 잊힐 만하면 터져나와 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다.
하지만 유독 대통령이 다니는 교회이기 때문일까. 앞서 언급한 사건들 외에도 소망교회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심지어 소망교회에 다니는 유명인사들의 지연·학연, 재산규모와 도덕성은 물론이고 매주 거둬지는 헌금의 규모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곽선희 원로목사가 30억대 삼성 아이파크에 거주하고 3억 원짜리 벤틀리를 타고 다니며, 아들에게 대형교회를 변칙세습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세간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소망교회 내에서 재차 반복되는 불미스러운 사태를 지켜보는 사회의 시선은 더없이 냉소적이다. 교회가 너무 커지다보니 정상적인 교회의 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무려 7만 명이 넘는 교인을 두고 있는 소망교회는 급기야 신도들 간에도 파가 나뉘는 양상이 나타나는 등 현재 안팎으로 최악의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상당수의 종교 전문가들은 “소망교회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된다면 대통령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은 둘째치고 한국교회의 사회적 위상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소망교회가 장로 대통령을 배출하더니 신앙보다 권력과 이권다툼에 눈이 멀었다는 오명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작 ‘하나님’은 없는 듯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소망교회. 과연 이것이 최선인 걸까.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