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감독’ 모셔 올까
야구계가 지목하는 9구단 초대 감독 후보군은 김인식 전 한화 감독(사진), 양상문 전 롯데 감독, 이만수 SK 수석코치, 선동열 전 삼성 감독, 이순철 MBC SPORTS+해설위원 등으로 매우 광범위하다.
엔씨소프트 고위관계자는 “야구계 안팎의 많은 이들에게 어떤 감독이 적합할지 자문하고 있다”며 “창단 감독인 만큼 야구계 사정에 밝으면서도 선수단을 무난하게 이끌 화합형 감독을 모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야구계는 엔씨소프트가 창단 경험과 화합을 중시한다면 김 전 감독이야말로 최상의 카드라고 입을 모은다. 김 전 감독은 1990년 쌍방울 창단 시 초대감독을 맡은 데다 두산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1995, 2001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스타선수들이 즐비한 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불협화음 없이 대표팀을 지휘해 각각 4강과 준우승의 감격을 이뤘다.
양 전 감독은 고향이 창원과 가까운 부산이고 합리적인 이미지가 강점으로 통한다. 한 야구해설가는 “창원에 별다른 연고가 없는 엔씨소프트가 지역민과 빠르게 밀착하려면 감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남 출신 감독이라면 지역민의 호응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수석코치는 감독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되레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야구인들은 “엔씨소프트의 비전이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인 만큼 기존 야구계에서 때 묻지 않은 신선한 인물이 감독을 맡는 게 구단의 비전과 일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게다가 이 수석코치는 오랜 미국 생활을 통해 구단 마케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새로운 마케팅으로 단시간에 흑자경영을 이루겠다고 공언하는 엔씨소프트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다.
선 전 감독은 최근까지 감독직에 있었다. 감독 후보군 가운데 실전감각이 가장 살아있는 인물이다. 여기다 삼성 시절엔 신임감독으론 최초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단기간에 성적을 내야 한다면 선 전 감독만큼 유능한 사령탑도 없다는 뜻이다.
이 전 감독은 신인선수들의 조련에서 최고의 능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과거 LG 감독 시절엔 내우외환을 겪으며 팬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수년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야구관을 더욱 확장했다. 이 전 감독은 “다시 감독을 맡으면 LG 때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