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칠 방지용 ‘안전장치’
예치금은 야구발전기금과는 다른 보증금 성격이다. KBO 이상일 사무총장은 “엔씨소프트가 5년 동안 구단을 무난하게 운영하면 5년 후 정확히 100억 원을 돌려받는다”며 “반대로 5년 내 프로야구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는 잦은 현금트레이드와 비상식적인 구단 운영을 하거나 경영권을 상실할 시 이 금액은 전액 KBO에 귀속된다”고 밝혔다.
사실 예치금 제도는 일본프로야구의 보증금 제도를 참고한 것이다. 2003년까지 일본야구기구(NPB)는 기존 구단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고자 신규구단 창단을 철저히 봉쇄했다. 신규 구단 창단 시 일본야구규약 제36조 5항에 따라 NPB에 무려 가입금 60억 엔(약 811억 원)을 내도록 해 사실상 창단을 막았다. 하지만 2004년 퍼시픽리그 오릭스 블루웨이브와 긴테쓰 버펄로스가 합병하며 신규구단 창단이 절실해지자, NPB는 회의를 걸쳐 가입금 제도를 폐지하고 보증금 제도를 도입했다. 보증금 제도는 말 그대로 신규 구단이 NPB에 30억 엔을 내면 이 가운데 25억 엔을 NPB가 10년간 보관했다가 10년이 지나면 다시 신규구단에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2004년 퍼시픽리그 신규구단에 선정된 라쿠텐은 NPB에 별도의 가입금 없이 보증금 30억 엔을 냈다. 일본 프로야구계는 보증금 제도를 ‘가장 성공적인 제도’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이 총장 역시 “예치금 제도는 창단 구단과 기존 구단 그리고 KBO와 야구팬 모두를 만족하는 제도가 될 것”이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