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다이토섬 항만 없고 절벽뿐이라 곤돌라로 이동…“스릴 원하는 사람들 관광 문의 늘어”
지난 6월 말 일본 트위터리안 타누키네코(@JGXC4035370)는 “어느 섬의 짜릿한 승하선 방법”이라며 동영상을 공유했다. “오키나와현에 위치한 미나미다이토(南大東)섬에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엘리베이터처럼 생긴 곤돌라가 크레인과 사슬로 연결돼 있다. 사람들이 곤돌라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자, 크레인이 공중으로 휙 들어올린다. 이윽고 곤돌라는 붕 뜬 채로 움직이더니 40초 만에 육지에 착륙한다. 높이가 상당할 뿐 아니라 속도까지 빨라서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현재 이 동영상은 조회수가 45만 건에 육박할 만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매체 ‘제이타운’에 따르면 “미나미다이토섬은 산호초가 융기돼 굳어진 섬으로 주위가 온통 절벽뿐”이라고 한다. 보통의 섬에 있을 법한 항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너울의 영향을 받기 쉬운데다, 부두가 없다보니 배를 댈 곳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크레인에 매달려 이동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약 50년 전 오시로해운이라는 회사가 처음 고안했으나 이후 도산했고, 다이토해운이 이어받아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제이타운은 “산호초가 섬 주위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배가 최대 5~6m 떨어진 곳에 계류할 수밖에 없다”면서 “당시로서는 이 방법이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배에서 내리는 법이었다”고 전했다.
관련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한번 타보고 싶다”는 반응과 “무서워 보인다”는 쪽으로 엇갈린다. 한 네티즌은 “폐쇄공포증과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절대 저 섬에 가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타 본 소감은 어떨까. 트위터리안 타누키네코는 “곤돌라가 번쩍 위로 들려지는 순간 ‘오!’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생각만큼 무섭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공포심보다는 즐거움이 컸으며 공중에 매달려서 본 바다가 아름다워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곤돌라는 두 종류가 있는데, 날씨가 좋은 날에는 ‘윗부분이 뻥 뚫린 형태’가 사용된다”고 한다.
미나미다이토섬을 왕복하는 여객선은 일주일에 1~2편뿐이다. 그마저도 결항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 시즌이 되면 몇 주 이상 배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대형 냉장고를 여러 대 소유하는 등 비축하는 습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이토해운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낙도 생활의 힘듦도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찔한 이동수단이 화제가 되면서 “관광하고 싶다는 문의도 많아졌다”고 한다. 다이토해운 관계자는 “다만 섬 주민들이 코로나19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섬에는 진료소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안정되었을 때 꼭 찾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