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2주기’…보수 정권 핍박에 굴하지 않고 보수혁신 주장
보수진영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지난 6월,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30대 이준석이 국민의힘 당 대표에 당선됐다. 2030세대뿐 아니라 기존 보수정당 지지층까지 가세해 보수진영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들끓고 있었으며, 탄핵, 기득권, 부패, 독재 등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로 점철돼온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것이 2021년 ‘이준석 현상’으로 표출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사실 보수진영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고 정두언 의원은 바로 그러한 보수혁신과 중도개혁을 오래 전부터 소리 높여 외치고, 실천해온 장본인이다.
정두언은 명실상부하게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주역이자 일등 공신이었다. 그랬던 그가 자신이 창출한 정권의 불의와 맞서며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진정한 보수주의의 길을 위해 개인의 안위를 버리고 멸사봉공하는 자세로 자기 진영에도 쓴소리하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자신이 창출해낸 권력으로부터 핍박받았다.
하지만 그는 핍박에 굴하지 않고 보수의 혁신을 주장했다. 여야 진영의 이해를 넘어 국민적 관점에서 시대의 요구를 해결하는 정치, 중도실용의 정치를 실천했다. 오늘날 보수진영 내부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과 그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정, 정의 등의 의제는 일찍이 정두언이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가치다.
신간 ‘정두언, 못다 이룬 꿈 - 상식과 실용의 정치를 꿈꾸다’는 정두언 의원의 2주기를 맞아 그의 미발표 육필 원고와 합리적 보수주의자 정두언의 정치철학에 대한 평론 그리고 그를 추모하는 각계 인사의 추모의 글을 담았다. 보수의 자기 혁신과 변화를 촉구했던 정두언의 정치철학과 사상, 그리고 생애가 가감 없이 담겨 있다.
특히 유년시절부터 대학 시절, 공직생활을 거쳐 정치에 입문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정치인 정두언의 내면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그를 기억하는 각계 인사들의 회고를 더해 그가 우리 곁에 있었더라면 오늘날 사회에 제시했을 화두가 무엇이었을지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보수진영의 변화 동력과 차후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