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주재관들 ‘현지처’ 관행 아직도?
▲ 상하이 총영사관저. 연합뉴스 |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최근 불거진 ‘상하이 스캔들’로 해외 주재관들의 지저분한 사생활이 쟁점화되면서 세계 각국에 파견된 외교관과 주재관들의 근무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중국의 여인네 치마폭에 놀아난 상하이 해외 주재관들의 추태에 한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지금까지 ‘상하이 스캔들’을 통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주재관들만 김정기 전 총영사를 비롯해 7명에 달한다. 주재관들이라면 당연히 지켜야할 보안문제는 안중에 없었고, 여인 덩신밍에 홀려 마음도 뺏기고 국가의 귀중한 기밀사항마저 유출시켰다.
일각에서는 해외주재관들의 전체적인 근무기강 해이를 지적하고 있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책임감보다는 해외에 나가 조직과 가족으로부터의 해방감에 젖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면서 불미스러운 사생활 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이번 ‘상하이 스캔들’은 해당 주재관들의 불륜관계에서 비롯됐다. 해외 주재관들의 현지처 관행은 예전부터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린 바 있다. 특히 장기간 해외체류에 나서는 경우 본국의 가족들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파견지의 여성들과 엮이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몽골 주재 한국대사관 소속 고위 외교관이 불륜 스캔들에 휩싸였다. 해당 외교관 P 씨(55)는 지난 2009년 몽골에서 근무하던 중 현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여성은 P 씨에게 임신을 했다며 거액의 돈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P 씨는 2009년 2월 귀임한 뒤, 이 문제로 정부가 조사에 착수하자 지난해 2월 사표를 제출했다.
이러한 불륜관계 이외에도 해외주재관들의 지저분한 사생활이 구설수에 오른 경우는 적지 않다. 지난해 5월에는 주독 대사관의 주재관이 베를린 시가지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중앙분리대를 받아버리는 교통사고를 내 국내로 소환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4월에는 주미 대사관의 한 고위급 직원이 근무시간 중 버지니아주의 한 퇴폐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 당시는 천안함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떠들썩했던 때여서 공무원들의 자숙이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이외에도 최근 동남아 지역의 한 고위급 주재관이 공관비를 횡령하다 적발되거나, 근무시간에 공관차량을 이용해 배우자와 쇼핑관광에 나서다 발각되는 일도 있었다.
물론 이러한 해외주재관들의 근무기강 해이 문제는 해외파견이라는 근본적인 환경 탓도 있겠지만 제도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꼽는 것은 지휘통제 문제다. 해외 주재관 상당수가 외교부 소속이 아닌 여러 부처의 파견 공무원들로 구성돼 있어 지휘체계 자체가 원활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상하이 영사관의 경우에도 직원 20명 중 12명이 비외교부 직원들이었다. 이러한 느슨한 지휘체계 속에 해당부처의 인사고과 반영이 힘들고 근무기강을 바로잡을 권한역시 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문제를 일으킨 주재관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지적하고 있다. 퇴폐마사지를 하다 적발된 주미 대사관 직원의 경우 기소는커녕 경찰수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정기인사 형식으로 귀국했다.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주독 대사관 직원 역시 아무런 처벌 없이 본국으로 소환됐다. 당시 독일 언론들은 이를 두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으며 독일 외교부는 한국대사관에 유감을 표한 바 있다. 문제를 일으킨 해외 주재관들을 처벌할 수 있는 강한 징계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청와대로 불똥튀나
MB 보은인사 화 불렀다
이번 ‘상하이 스캔들’의 한 원인으로 MB식 보은인사가 꼽히고 있어 청와대가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김정기 전 총영사는 전형적인 MB식 보은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 총영사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필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뒤, 보은성 인사 차원에서 주 상하이총영사로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불륜 구설에 오른 주 몽골 대사관의 고위급 인사 P 씨도 외교부에 사표를 낸 뒤 현재 공사 이사로 임명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이 역시 보은성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밖에도 해외공관장들의 MB식 보은인사 사례는 매우 많다. 김재수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나 이하룡 시애틀 총영사는 MB 대선캠프의 핵심인물이었고 이후에도 줄곧 MB 지근거리에서 일을 해왔다. 용산 사태로 옷을 벗은 김석기 전 경찰청장은 올해 초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되어 활동 중이다. 이외에도 주중 대사로 활동 중인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주 러시아대사로 임명된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MB 측근으로 통하는 김우상 전 교수의 호주대사 임명 등은 대표적인 MB식 보은인사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교관이나 해외공관장의 직무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라고 입을 모은다. 보은인사 임명 당시 정부는 경제적 전문성과 넓은 인맥 등을 임명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보은인사로 분류된 대부분의 인물들은 외교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현지의 외교직무보다는 국내 정치상황에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권 출범 후 인사문제로 바람 잘 날 없었던 청와대는 이번 ‘상하이 스캔들’ 여파로 또 다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형국이다.
MB 보은인사 화 불렀다
이번 ‘상하이 스캔들’의 한 원인으로 MB식 보은인사가 꼽히고 있어 청와대가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는 김정기 전 총영사는 전형적인 MB식 보은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 총영사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필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뒤, 보은성 인사 차원에서 주 상하이총영사로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불륜 구설에 오른 주 몽골 대사관의 고위급 인사 P 씨도 외교부에 사표를 낸 뒤 현재 공사 이사로 임명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이 역시 보은성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밖에도 해외공관장들의 MB식 보은인사 사례는 매우 많다. 김재수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나 이하룡 시애틀 총영사는 MB 대선캠프의 핵심인물이었고 이후에도 줄곧 MB 지근거리에서 일을 해왔다. 용산 사태로 옷을 벗은 김석기 전 경찰청장은 올해 초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되어 활동 중이다. 이외에도 주중 대사로 활동 중인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주 러시아대사로 임명된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MB 측근으로 통하는 김우상 전 교수의 호주대사 임명 등은 대표적인 MB식 보은인사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교관이나 해외공관장의 직무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라고 입을 모은다. 보은인사 임명 당시 정부는 경제적 전문성과 넓은 인맥 등을 임명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보은인사로 분류된 대부분의 인물들은 외교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현지의 외교직무보다는 국내 정치상황에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권 출범 후 인사문제로 바람 잘 날 없었던 청와대는 이번 ‘상하이 스캔들’ 여파로 또 다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