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우즈벡 기계체조 선수 은퇴식 박수갈채…‘9번째 올림픽 출전’ ‘66세 승마선수’ 등 화제
#옥사나 추소비티나(46)
‘엄마의 힘은 강했다.’ 이번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부문에서 가장 화제가 된 선수라면 우즈베키스탄의 추소비티나를 빼놓을 수 없다. 체조 선수들의 경우 20대 초반만 돼도 은퇴를 고려하게 되건만 불혹을 훌쩍 넘긴 40대 중반에도 여전히 현역 선수로 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46세의 나이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함으로써 역대 올림픽 기계체조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로 기록됐다.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은퇴한 뒤 동료 선수와 코치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 추소비티나는 “나는 마흔여섯 살이다. 그건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나는 살아있고, 행복하다. 아무런 부상 없이 여기 있고, 내 두 다리로 혼자 서있다”며 감격해 했다.
추소비티나는 지금까지 여덟 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유일한 여자 체조 선수이기도 하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지난 리우올림픽에서는 뜀틀 종목 7위에 올랐다.
여덟 번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국적은 구소련, 독립국가연합, 우즈베키스탄, 독일 등으로 바뀌는 어려움을 겪었다. 독일 대표팀으로 바꾼 이유는 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린 아들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체조 대회를 통해 획득한 상금과 국제 체조협회 소속 회원들의 도움으로 쾰른대학의 병원에서 치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세 차례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2017년에는 국제체조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니샤롄(58)
우리나라 신유빈 선수(17)와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맞붙어 더욱 화제가 됐던 노장이다. 중국 태생이지만 룩셈부르크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참가했으며, 38년 전 도쿄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혼합복식과 단체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역대 올림픽에 출전하는 탁구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며, 이번 올림픽은 2000년 시드니대회에 첫 출전한 이래 다섯 번째 출전이다.
#메리 한나(66)
호주의 승마 국가대표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도쿄올림픽까지 모두 6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백전노장이다. 지금까지 최고 성적은 아테네대회에서 세운 개인전 24위다.
호주 대표팀 가운데서도 가장 나이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전체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들 가운데서도 최고령이다. 여자 선수들 가운데는 역대 두 번째다. 올림픽에 출전한 역대 최고령 여자 선수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 70세의 나이로 출전했던 영국의 승마 선수인 로나 존스톤이다.
#앤드류 호이(62)
‘호주의 승마 영웅’으로 불린다. 1984년 LA올림픽부터 두 차례를 제외하고 모든 올림픽에 출전했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와 1996년 애틀랜타에 이어 2000년 시드니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호주 역사상 한 종목에서 3연패를 달성한 최초의 남자선수가 됐다.
#가이어 걸리크센(61)
노르웨이의 국가대표 승마 선수다. 12세부터 말을 타기 시작했지만 정작 올림픽에 데뷔한 것은 48세였다. 지난해 스웨덴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생애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노장의 힘을 불태우고 있다.
#압디하켐 압디라만(44)
폭발적인 힘과 지구력을 요하는 육상 종목이기에 사실 40대에 국가대표 선수로 뛰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압디라만은 이런 편견을 깨고 40대 중반에도 여전히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1만m에 처음 출전한 후 지금까지 다섯 번 올림픽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당시 기록은 10위였다.
그후 USATF 실외 선수권 대회 1만m에서 세 차례 우승했으며, 2020년 도쿄마라톤 선발전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역대 미국 육상 선수 가운데 최고령에 속한다.
#니노 살루크바제(52)
조지아 국가대표 사격 선수다.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이번 도쿄올림픽까지 모든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총 아홉 번 출전 기록을 세우게 됐다. 1988년 구소련 대표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으며, 25m 권총에서 금메달,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러시아와 조지아가 전쟁 중이었던 2008년에는 러시아 사격수 나탈리아 파데리와 경쟁했으며, 각각 10m 공기권총에서 동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후 단상에 올라 포옹하면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살루크바제는 인터뷰에서 “양국의 평화를 위해서”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 권총 종목에서는 아들 쵸트네 마차바리아니와 함께 출전하면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모자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단, 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은 캐나다의 승마 선수인 이안 밀라가 보유하고 있다. 밀라는 1972년 뮌헨 대회부터 2012년 런던 대회까지 총 열 차례 올림픽에 참가했다.
이밖에도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50~60대 선수로는 모로코의 승마 국가대표인 압델케비르 오아다르(59)와 미국의 승마 국가대표인 필립 더튼(57), 그리고 사격에서는 태국의 사바테 스레스타폰(58), 쿠웨이트의 압둘라 알-라시디(57)가 있으며, 요트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랑게(59)와 푸에르토리코의 엔리케 피게로아(57) 등이 있다.
역대 최고령 올림픽 출전 선수는 스웨덴의 오스카 스완이다.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 사격에서 은메달을 수상했을 때 나이는 72세 280일이었다.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도 64세 258일의 나이로 출전해 역대 최고령 금메달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1924년 올림픽에도 출전했으나 기권했으며, 3년 후인 1927년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올림픽에는 나이 제한이 있을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규정한 올림픽 출전 선수의 제한 연령은 없지만, 각 국제스포츠연맹과 종목별로는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체조 선수들은 16세가 돼야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고, 권투 선수들의 경우에는 18세가 돼야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또한 다이빙 선수들의 나이는 14세 이상이어야 한다.
복싱은 최소 연령뿐만 아니라 최고 연령에도 제한을 두고 있는 유일한 종목이다. 복싱에 참가할 수 있는 선수들의 연령은 최소 18세에서 최고 40세로 규정되어 있다.
반면, 일부 연맹은 연령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탁구, 스케이트보드, 서핑 등의 경우가 그렇다. 시리아의 탁구 선수인 헨드 자자의 나이는 12세로, 역대 다섯 번째로 어린 올림픽 출전 선수이자 도쿄올림픽 최연소 선수다. 그런가 하면 영국 스케이트보드 대표팀으로 출전한 스카이 브라운의 나이는 13세, 일본 대표팀의 히라키 코코나는 12세다.
역대 최연소 올림픽 선수는 1968년 동계 올림픽에 참가했던 루마니아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베아트리체 후스티우(12)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