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초등학생들 여장시키고 패션쇼 열어…엉덩이 일부 노출하며 “파스 붙여달라” 발언도
다만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또 다른 정서적 학대 행위 2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2017년 6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로 재직 당시 피해아동인 남학생 3명을 지목해 여장을 시킨 뒤 다른 남학생들과 짝지어 사진을 찍게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실과 수업 시간에 옷차림에 관한 수업을 하며 즉흥적으로 여장 패션쇼를 열었다.
또 평소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던 학생을 자주 꾸짖었으며 이후 해당 아동의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자 피해아동에게 “너희 엄마가 예의 없이 문자를 보냈다”며 “먹고 살기 바쁘면 이렇게 예의가 없어도 되는 거냐” “너와 너희 엄마 이름을 책에 실어서 잘못을 세상에 알리겠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해 5월 또 다른 학생에게는 “허리가 아프다”며 자신의 엉덩이 일부가 노출되도록 바지를 내린 뒤 파스를 붙여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 엉덩이 크다” “여자애들 얼굴이 몇 개 들어간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또 특정 학생의 가슴을 만지며 “너는 남자인데도 (튀어) 나왔다”는 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들에게 정서적·성적 학대를 했다”며 “범행 죄질이 불량하고 일부 피해 아동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죄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일부 피해아동과 보호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고인과 일부 피해아동 및 그 보호자 사이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