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한다는 발언 대상은 윤석열…정확하지 않은 녹취록으로 교묘하게 왜곡”
원 전 지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녹음파일 전체를) 확인하면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어감과 감정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 전 지사와의 전화통화 중 문제가 된 ‘금방 정리된다’ 부분만 공개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녹음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능을 이용해 글로 푼 것이다. 이 내용에서 이 대표는 ‘저거 곧 정리된다’는 말을 했는데, 여기서 ‘저거’를 두고 두 사람의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저거’가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라고 주장하고,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전 지사는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 (전화통화에서) ‘곧 정리한다’는 이 대표 발언의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두 사람 간의 전화통화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 발언에서 ‘입당하면서 세게 얘기하는 저쪽’은 윤석열 아니면 누구겠나”라며 “‘곧 정리된다’는 이야기 바로 직전에는 ‘저기라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조사 안하겠습니까’(라고 했는데,) 윤석열의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들어있는 것”이라며 “‘저거 곧 정리될 겁니다’라고 말하며 원희룡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며 ‘지사님 (지지율이) 오르고 계십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문제의 통화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다시 말해 여의도 연구원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은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서 곧 정리될 것이고 원희룡은 오르고 있다며 축하한다는 덕담까지 한 것”이라며 “이 내용을 어떻게 ‘갈등상황이 정리된다’라는 의미로 볼 수 있나. 대화하면서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되물었다.
원 전 지사는 “이준석 대표는 지난 윤석열과의 전화통화 녹음 파문에서 말을 바꾸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며 “이번에도 부분 녹취록, 정확하지도 않은 인공지능 녹취록을 일부만 풀어서 교묘하게 비틀어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저는 내부 분란을 더 이상 키워서는 안 된다는 우려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책무감 사이에서 정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며 “어떤 것이 당과 정권교체를 위한 것인지 정말 괴로움 속에서 고심했고, 결론적으로 이 대표와 제가 분명한 사실 관계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냥 딱합니다”라는 짧은 글귀를 남겼다. 원 전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