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전망에 연임 가능성 높지만 정무적 리스크 남아…NH “아직 임기 많이 남아”
NH투자증권은 2021년 상반기 개별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6897억 원, 48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8%, 115.5% 상승했다고 밝혔다.
우려가 됐던 옵티머스 사태 관련 비용은 이번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일반투자자에게 투자금 2780억 원을 반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를 반영해 이번 상반기 투자자에게 투자금 전액을 반환했다. 다만 지난해 이미 충당부채를 2326억 원까지 쌓아 비용처리를 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실적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일반투자자에게 투자금을 전액 반환했다. 향후 이와 관련된 비용 투입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NH투자증권의 사업은 준수했다. 이 기간 순영업수익을 보면 1조 3103억 원으로 전년 7551억 원 대비 73.5% 증가했다. 유형별로 상반기 수수료수익으로 619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권업 호황에 따라 3806억 원을 기록, 전년보다 52.8% 증가하면서 전체 수수료 수익 증가를 견인했다.
또 NH투자증권의 강점으로 꼽히는 IB(인수주선, M&A자문,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이 1720억 4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하면서 해당 부문 경쟁력이 유지됐다. 운용수익과 관련 이자수익도 650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3.3%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NH투자증권의 하반기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옵티머스 펀드 관련 불확실성이 일단락됨에 따라 추가적인 비용 인식 우려 또한 소멸했다”며 “올해 예상순이익은 1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여 큰 폭의 이익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NH투자증권의 하반기 실적도 순항할 전망”이라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미리 반영해둔 옵티머스 관련 비용 처리에 따라 기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적만 놓고 보면 정영채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법률적인 리스크가 남았다. 현재 정영채 사장은 옵티머스 사태의 책임자로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난 3월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당했다.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거쳐야 제재안이 확정되지만, 만약 정영채 사장에 대한 제재안이 문책경고로 확정되면 정 사장은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된다.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정영채 사장이 연임해 정무적인 리스크를 안고 갈 이유도 뚜렷이 찾기 어렵다. 금융 전문 차상진 차앤권 변호사는 “정영채 사장이 중징계로 재취업길이 막히면 효력금지 가처분신청 등을 통해 이를 피할 수 있겠지만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정 사장을 연임해 금융당국과 각을 세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임기 종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 사장의 연임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