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문제로 이미 1차전
▲ 용산구 이태원동 이건희 회장 새집 공사현장. 우태윤 기자 | ||
요지는 밖을 내다볼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이태원 135-6X에 사는 신춘호 회장쪽에선 이 회장 집터의 상단부에 자리잡은 신축 건물이 시야를 가린다며 몹시 불쾌해하고 있다.
공사과정에서의 먼지나 소음 등은 이해한다고 해도, 시야를 가리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는게 신 회장쪽 주장의 요지다.
신 회장쪽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을 이 회장의 저택 상단부와 신 회장 집과 맞닿아 있는 부분에 들어선 2층 건물과 기계실로 추정되는 건물이다.
신 회장은 장남인 신동원 사장과 함께 살고 있고 그 건너편에 둘째 아들 신동윤 율촌화학 부사장이 살고 있다. 문제는 냉난방 기기가 모여있는 기계실로 추정되는 건물이 신동윤 부사장 거실 바로 앞이라는 점.
또 신춘호 회장이 한강을 조망하던 마당의 너럭 바위가 있는 쪽에는 이층 건물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다. 이에 신 회장은 답답증을 호소하며 이웃사촌에 대해 야속해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 회장 신축 저택의 하단부 옆집인 신 회장의 3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이 회장측의 처사에 대해 비난하는 성명까지 낸 상태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회장댁 공사 초기인 2000년엔 소음으로 낮에 도저히 집에 있기 힘들 정도였고, 2002년 여름부터는 지하실 천장에서 누수가 시작됐다”면서 “이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측) 관계자들과 수차례 협의하고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그 사안에 대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 부회장쪽에선 하단부 건물이 완공된 최근에는 지하실에서 알 수 없는 소음이 계속 흘러나와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신 회장쪽 주장에 따르면 농심 신 회장 4부자가 모두 이 회장의 새집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중 신 부회장은 이사갈 새집을 물색하고 있고 신 회장쪽에선 이 회장을 상대로 공사진행중지 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즉 두 회장가의 갈등이 외부에 공개되기 이전인 지난 3년여 동안 계속돼 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간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사장과 이재용 상무 등 2세간에는 교류가 있어서 이재용 상무쪽에서 지난해 가을 신 회장쪽의 얘기를 듣고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신 회장쪽에선 마당에서 시야를 가리는 철골 구조물이 올라오자 공사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했고, 일단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이 상무가 현장을 찾았다는 것. 그때 이 상무가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얘기를 하고, 이어 이부진씨도 현장을 찾아와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둘러보고 간 뒤에도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공사가 재개되자 신 회장 일가는 공사중지 소송을 냈다.
삼성쪽에선 상단부의 이층으로 올라간 집이 1종 주거전용 지역에서 8m 이상 지을 수 없는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신 회장쪽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부분은 모두 고쳐주고 있다는 게 삼성쪽의 해명이다. 신동익 부회장이 제기하고 있는 소음 문제도 법이 제한하고 있는 범위내의 소음이라는 것이다.
한남동 일대 고급주택들은 남산끝자락의 동남향 경사면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동남향의 한강이 보이는 쪽으로 거실을 내고 있고, 비탈진 땅을 깎아 계단식 택지 조성을 통해 서로간의 조망권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이 회장의 새집과 같은 라인에서 여전히 신축중인 구본무 회장의 새집은 바로 윗집인 박성용 회장의 거실 높이까지 건물을 올리지 않았고 당연히 조망권 분쟁도 없다.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