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핵심’ 천화동인 4호 남욱, 구속 수사 피하려 기부?

2015년 구속돼 재판받은 경험 있어…1007억 원 중 200억 원 당장 융통 가능

[일요신문]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이자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 수사망을 피해 미국으로 떠났다가 최근 공항에서 체포된 남욱 변호사가 수익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이자 대장동 개발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금 1007억 원 중 즉시 융통 가능한 자금 200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한 차례 구속돼 재판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그는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금 1007억 원 중 즉시 융통 가능한 자금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수사 당국에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2009년 하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자 이를 민간개발로 바꾸게 도와달라는 부동산개발 시행사 측의 부탁과 함께 8억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남 변호사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포함한 10명이 넘는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에 나섰고, 무죄를 확정받아 석방됐다. 당시 무죄를 선고받기 위해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이 증인으로 나설 대장동 지주들과 만나 위증을 모의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수익금 중 절반인 500억 원은 대장동 사업에 들어간 금융기관 대출을 갚는 데 사용했고, 나머지 절반 중 300억 원은 부동산에 묶여있어 현금은 200억 원 정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갑작스러운 그의 귀국과 기부 의사를 놓고 검찰과 적용 혐의 등을 두고 협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남 변호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등 다른 관련인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두 사람이 잇따라 검찰 조사를 받을 때도 남 변호사는 미국에 체류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을 언론을 통해 전달하다 여권이 무효가 되는 등 운신의 폭이 좁아지자 18일 귀국했다. 그는 18일 오전 5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 초반부터 깊숙이 개입한 인물인 만큼 제기된 의혹 전반을 강도 높게 조사한 뒤 체포시한인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김만배 씨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례가 있는 만큼 검찰이 체포 후 조사에서 혐의를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남 변호사의 구속영장 역시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이송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