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근열차 안에서 성폭행? 40분간 승객들은 폰카만…

피의자가 피해여성 옷 벗기는 순간에도 아무도 신고 안 해…

[일요신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외곽 통근열차에서 한 여성이 성폭행당하는 동안 근처 승객들이 약 40분 동안이나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하는 듯한 행동을 했을 뿐 아무도 신고하거나 범행을 말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외곽 통근열차에서 한 여성이 성폭행당하는 동안 근처 승객들이 약 40분 동안이나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하는 듯한 행동을 했을 뿐 아무도 신고하거나 범행을 말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남동부 교통국 경찰대는 당시 목격자들이 현장을 촬영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토마스 네스텔 경찰대장은 기자회견에서 “당시 승객들이 사건 현장을 향해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며 “당시 필라델피아 911에 접수된 신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관은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고 있다. 누군가 나서서 행동했어야 했다”며 “당시 상황을 녹화하고, 범행을 말리지 않은 사람들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다만 이는 지역 검찰이 결정할 문제”라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피의자는 피스턴 노이(35)로 현재 강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 후 그의 진술서에 따르면 노이와 피해 여성은 같은 역에서 열차에 올랐다. 노이가 열차 탑승 직후인 저녁 9시 15분께 피해 여성의 옆자리에 앉았고 피해자는 노이를 여러 차례 밀쳐내려 시도했다. CCTV에는 노이가 피해 여성의 옷을 벗겨내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것은 오후 10시께였다. 그제야 피해자는 피의자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범행이 약 40분 이상 지속된 후다. 노이의 주소는 노숙자 쉼터로 파악됐다.

노이는 피해 여성과 아는 사이라며, 당시 상황이 상호동의 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으나, 피해 여성의 이름을 말하지 못했다. 피해자는 경찰이 도착한 직후 병원으로 보내졌다. 그는 법원에서 노이에게 놓아 달라고 여러 차례 간청했다고 진술했다. 노이는 현재 구속된 상태며, 보석금은 18만 달러(약 2억 1000만 원)로 책정됐다.

이송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