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모토굿찌의 베스트셀러 V7 시리즈의 최신 모델이 국내 출시되었다. 이번 업데이트는 유로5 환경 규제에 대응한 엔진 업데이트와 서스펜션 개선 등 운동 성능에 대한 변화와 새로운 계기반이나 헤드라이트 등 외형적인 변화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2022 모토굿찌 V7은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기본형인 스톤, 기본형 스톤을 바탕으로 스페셜 버전으로 꾸민 100주년 기념 모델 스톤 첸테나리오 그리고 클래식한 멋을 강조한 V7 스페셜이다. 가격은 스톤 1,520만 원, 스톤 첸테나리오 1,630만 원, 스페셜 1,650만 원이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스톤 첸테나리오다.
스톤 첸테나리오는 헤드라이트에 LED 시그니처 라이트로 주간주행등을 연출했다. 모토굿찌의 상징인 독수리 형상을 헤드라이트에 표현해서 특징적인 얼굴을 만들었다. 또 LED로 되어있으니 현대적인 느낌도 물씬 든다. 계기반은 동그란 싱글 계기반인데 독수리 날개 모양이 표현되어 있는 것이 재미있다. 계기반은 이번에 디지털로 변경되었다.
적용된 색깔은 그린과 실버가 은은하게 표현되어 있고 시트도 브라운 컬러로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이 든다. 이런 컬러 연출은 1950년대 모토굿찌의 역사적인 레이스 바이크 V8에서 따왔다. 모델명에서 보듯 V형 8기통 엔진을 얹은 레이스를 위한 바이크였다. 모토굿찌의 100주년을 기념한 선택으로 당대 모토굿찌의 기술력을 상징한다.
모토굿찌 V7의 엔진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양쪽으로 실린더 헤드가 튀어나온 V형 엔진은 모토굿찌의 상징이자 V7만의 밸런스를 만들어 주는 특징이다. 실린더 헤드가 양쪽으로 분산되고 프레임과 연료탱크가 잘 들어맞는 느낌이라 무게 중심을 이해하기 쉽다.
유로5에 대응하며 배기량은 100cc 커진 850cc가 되었다. 엔진 형상도 슬쩍 부피가 커지고 디테일이 달라졌는데 눈으로 보이기엔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시동을 켜 보면 새로운 엔진이라는 것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시동과 동시에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움직임은 과거보다는 억제되어 있다. 엔진이 회전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내는 출력도 과거보다는 얌전하다.
하지만 스로틀을 본격적으로 열면서 주행을 시작하면 과거와는 다른 터프한 모습도 보여준다. 토크가 중저속에서부터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고속으로 바이크를 밀어붙여준다. 속도를 붙이는 과정이 힘차고 박력 있어서 자꾸만 스로틀 그립을 쥐어 비틀게 된다. 전 세대에서는 토크가 초반에 몰려 있고 고회전으로 가면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배기량이 커지고 출력이 높아져서인지 고속까지 토크풀한 출력이 이어진다.
서스펜션의 변화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눈으로 보기에도 차이가 있는데, 코일 스프링은 약간 부풀어 오른 듯 도톰하게 만들어져 있다. 움직임의 상하 운동의 폭이 전작보다 더 크고 풍성하게 움직인다. 서스펜션의 움직임 자체는 스프링 운동이 댐핑보다 피드백이 더욱 더 큰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아쉬웠다.
라이딩 포지션은 여전히 자연스러운 미들 스텝이다. 적당히 상체를 숙이며 핸들바를 자연스럽게 쥘 수 있다. 풋 레버를 조정하는 것도 발을 땅에 딛는 것도 쉬이 할 수 있다. 엔진이 늘씬하게 배치된 탓에 시트고 수치보다 발을 땅에 딛는 것이 쉽다. 시트고는 795mm이다. 운행 중에는 체중을 앞으로 누르고 적극적으로 조향을 하는 자세보다는 엉덩이 쪽으로 지긋이
누르며 선회하는 식의 레트로한 주법이 더 어울렸다.
이번에 시승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V7을 타고 달리니 뭔가 더 여유로운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최신 모터사이클은 어떻게든 출력을 끌어올리거나 전자 장비를 추가해서 바이크의 운동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상인데, 아무래도 레트로 모터사이클인 V7을 타는 동안에는 바이크를 더 극단으로 밀어붙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V트윈 엔진의 맥동감을 느끼면서 여유롭게 느긋하게 달리는 느낌이 좋았다. 모터사이클 본연의 맛이랄까 매우 단출하지만 아주 특별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