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메테오350이 국내에 공식으로 공개되었다. 가성비를 앞세우는 모델답게 가격은 469만 원부터 시작되며 가장 고가의 옵션 버전이 527만 원이다. 125cc 프리미엄급 스쿠터가 400만 원대에 이르는 요즘이기에 가격표 자체가 눈길을 끈다. 그렇다면 완성도는 어떨까. 아직 온라인으로만 공개된 상황이라 실물을 보고 또 직접 운행해 봐야 알겠지만, 무주공산인 쿼터급 크루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메테오는 로얄엔필드의 소형 크루저 바이크다. ‘새로운 크루저’(All New Easy Cruiser)’라는 제품의 슬로건 하에 전개되는 제품으로 쉽고 편안한 크루저를 지향한다. 지난 1990년대에 라이트닝(Lightning), 썬더버드(Thunder Bird)와 2018년 출시한 썬더버드X(Thunder Bird X)를 꾸준히 선보이며 자국 내에서 지속적으로 전개해온 소형 크루저 라인업을 이어간다. 메테오(Meteor)라는 이름은 1952년 출시했던 메테오(Meteor)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했다. 로얄엔필드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2차세계대전 이후 인도로 브랜드가 넘어가며 인도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클래식 모터사이클 브랜드다.
메테오350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배기량은 350cc다. 새로운 공랭식 349cc 단기통 엔진은 6,100rpm에서 최대 20.4마력을 내며, 최대 토크는 27Nm(@4,000 rpm)로 수치상으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진다. 하지만 롱스트로크 타입의 설정인 점으로 미뤄 봤을때 로얄엔필드 단기통 엔진이 추구하는 특유의 감성적인 필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신설계 프레임은 트윈 다운튜브 스플라인(Twin Downtube Spline)로 프레임은 강성은 높이고 낮아진 무게중심으로 민첩한 조향을 목적으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발표된 바에 따르면 직선주로는 물론, 굴곡진 구간에서도 유연하면서도 강성 있는 민첩한 기동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디자인은 기대 이상이다. 아무래도 쿼터급에 가까운 모델로 풀사이즈 크루저 바이크에 비교한다면 귀여운 수준의 차체 크기지만, 그래도 웬만큼 크루저 바이크에 기대하는 보편적인 실루엣과 어느 정도 세련된 디자인 터치가 느껴진다. 동그란 모양의 헤드라이트는 전구와 LED 주간주행등을 함께 써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미를 전달한다. 연료 탱크는 둥그렇게 적당한 볼륨감이 있고 또 프레임 위에 슬쩍 얹어내 크루저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부분은 19인치 프런트 휠 사이즈의 적용이다. 휠 사이즈에 따른 조향 능력이 기대되는 것은 물론 라이더 포지션도 당당한 자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격은 경쟁력이 있다. 색상과 옵션에 따라 세부적으로 다르긴 하지만 출발 가격은 469만 원이다. 최상위 트림인 슈퍼노바는 윈드 실드와 투톤 페인팅, 동승자 등받이 등이 적용되고도 527만 원이다. 해당 가격은 인도 현지 다음으로 저렴한 금액이라고 한다. 글로벌 가격을 따졌을 때에도 그만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국내에서 로얄엔필드의 판매량을 높여야 하는 시기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메테오350는 공랭식 단기통 350cc의 독특한 포지션으로 이렇다 할 경쟁 모델이 없는 상황이다. KR모터스의 아퀼라300과 혼다의 레블500 정도가 생각나긴 하지만 두 모델 모두 수랭식 2기통 엔진으로 출력 차이가 있고, 그마저도 레블은 500cc 클래스라 가격도 800만 원 대로 높아 절대 경쟁자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구매층은 대체로 초심자가 많기 때문에 각 스타일이나 가격 등이 구매 결정에 큰 요인이 되기도 하는 만큼 메테오350이 이들과의 경쟁 구도를 만들지 아니하리라는 법도 없다. 특히 레블500은 공급이 적어 수요를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KR모터스는 최근 사업 부진으로 인해 브랜드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메테오350의 약점은 무엇이 있을까. 제품 완성도가 국내 소비자들의 수준을 맞출 만큼 적절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제품 자체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품질 이슈가 적어야할 것이고 또한 고장과 수리에 따른 유지관리 이슈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저렴하기만한 바이크로는 장기전이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원활한 제품 수급 문제도 관리해야 한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완성차 수급에 여러 브랜드들이 차질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론칭을 알린 만큼 걱정도 크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기대도 크다. 제품 공개를 먼저 해놓고 제품 수급이 되지 않아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한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쪼록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만큼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유일무이한 로얄엔필드의 350cc 단기통 크루저 바이크가 보여줄 크루저의 세계가 궁금하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