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정보 활용·악용 사례

남편 차에 추적기 달아 ‘쇠고랑’

‘위치정보’도 잘 쓰면 약이 되고 함부로 쓰면 독이 되는 법이다. ‘위치정보’를 악용하는 사례 중에서 가장 흔한 일은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해 비밀리에 ‘위치추적기’를 이용하다 적발되는 경우다.

지난해 8월 광주에서는 남편 이 아무개 씨(39)의 불륜을 의심해 차량에 임의로 ‘위치추적기’를 설치한 부인 김 아무개 씨(46)가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인 김 씨는 인터넷을 통해 ‘위치추적기’를 구입했으며 4월과 5월 사이, 한 달간 남편의 불륜행태를 추적하다 남편이 차 수리를 맡기면서 덜미를 잡혔다. 당시 경찰은 부인 김 씨를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되었다. 원래 위치추적기는 어린이와 노약자 보호를 위한 경우 이외에 사용하면 불법이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되레 ‘위치정보’가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도 많다. 지난 3월 22일 목포경찰서는 ‘위치정보’를 이용해 목포시 문화예술회관 부근 바닷가에서 차량에 번개탄을 피워놓고 자살을 시도한 안 아무개 씨(24)를 구조했다. 경찰은 당시 렌터카 차량에 GPS가 설치됐다는 사실을 착안, 극적으로 구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지난 2월 ‘신주쿠역 무차별 살인예고’를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10대 범인을 잡기도 했다. 경찰은 게시물이 휴대용 게임기를 통해 올렸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게임기 고유번호를 통한 위치정보 추적에 나서 범인을 검거했다. ‘위치정보’가 사람을 잡기도 하지만 사람 목숨을 살리기도 한 셈이다.

한병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