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5일 방송되는 KBS '시사 직격' 95회는 '화성외국인보호소, 한국판 관타나모인가' 편으로 꾸며진다.
화성외국인보호소는 강제퇴거를 앞둔 외국인이 본국으로 귀국하기 전에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기관이다. 하지만 알려진 것과는 달리 최근 화성 외국인보호소에서 보호 외국인을 일명 '새우 꺾기'라는 자세로 방치한 것이 밝혀졌다. 법무부는 보호 외국인에게 가해진 행위가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한 cctv 영상 속 손발이 묶이고 헬멧이 쓰인 영상 속의 남성은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보호조치를 명분으로 구금된 A씨였다. A씨는 3개월간 12차례 독방에 갇혀있는 동안 이른바 새우 꺾기라고 불리는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현재의 보호소 내부 상황과 새우 꺾기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CCTV 편집본 일부가 아닌 전후 사정이 담겨있는 전체 영상 A씨가 보호소 내부에서 작성한 일기를 입수해 그날 그곳에서 일어난 일의 진실을 살폈다.
보호소 내부의 외국인에 대한 인권 침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발생한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당시에도 외국인보호소의 실상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당시, 화재가 발생하자 구금되어있던 외국인들이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문을 전면 개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피해가 더 커져 구금되어있던 외국인 중 10명이 질식사했고 17명의 외국인이 부상을 당했으며 당시 받은 극심한 충격으로 인해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호소하기에 이르렇다.
외국인보호소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말하는 외국인은 A씨 뿐만 아니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보호소에서의 생활이 교도소보다 열악했다고 한다. 외국인보호소에 있던 피해자들은 일주일에 단 30분만 밖에 나갈 수 있었으며 음식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말한다. 또 논란을 일으키면 좁은 독방에 길게는 일주일 동안 갇혀있어야 했다고 증언했다.
해방 후 불안한 국내 상황을 피해서 또는 일본에서 꾸린 생업이나 가족들과 떨어질 수 없어 일본에 머물던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강제 추방을 당했다. 그때 그들을 구금한 곳이 '일본의 아우슈비츠'라고 불리던 오무라 수용소이다. 오무라 수용소의 수용자들은 10장 정도의 다다미가 깔릴 수 있는 좁은 방에서 열악하게 생활해야 했다.
수용자들은 수용소의 상황을 개선하고자 10가지 사항을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70여 년이 지난 지금 그것도 한국에서 보호 외국인들이 보호소 내부 상황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시민단체에 수신된 발신자 불명의 팩스 한 통에는 보호소의 반인권적 행위를 멈춰달라는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보호 외국인 43명이 보낸 진정서가 쓰여있었다.
우리 사회의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가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외국인 보호제도의 실상과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바야흐로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조망해 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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