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아이 눌러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 징역 9년 받자 항소

‘형량 무겁다’ 주장 가능성 높아…검찰도 항소 여부 검토

[일요신문] 생후 21개월 원생을 다리와 몸으로 눌러 숨지게 해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어린이집 원장이 항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11일 원생을 몸으로 눌러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 A 씨가 1심에서 징역 9년을 받자 항소했다. (사진=일요신문DB)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A 씨(54)가 전날 변호인을 통해 대전지방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A 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목적의 양형 부당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월 11일 대전지법 형사11부(박헌행 부장판사)는 A 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보육교사 B 씨도 아동 학대 방조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A 씨는 지난 3월 30일 대전 중구 자신의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엎드려 눕히고 이불과 함께 다리로 감싼 후 압박했으며 아이가 움직이면 팔과 다리로 더 눌렀고, 10분이 넘도록 자세를 바꾸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한 건 A 씨가 자리를 떠나고 한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총 35회에 걸쳐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낮잠을 자는 과정에서 뒤척이거나 움직이는 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자연스러운 행위”라며 “아이들 몸 위에 성인의 다리를 걸쳐 놓는 등 불필요한 외력을 가하는 것은 학대”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A 씨는 아이들이 머리를 들어 올리거나 뒤척이면 머리를 밀고, 때리고, 뺨을 때리는 등의 신체적 학대를 가하기도 해 중형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1심에서 징역 13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