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코앞에 사무실 내자 ‘상왕 꿈꾼 게 아니냐’는 비난 여론 비등
퇴진한 뒤 얼마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시청 바로 앞에다 사무실을 내자 ‘상왕을 꿈꾸는 게 아니냐’라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송도근(75) 전 사천시장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11일 불명예를 안고 중도 하차를 했다. 송 전 시장은 2014년 무소속으로 6,4지방선거에서 사천시장으로 당선됐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재선에 성공했지만, 모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청탁금지법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고 물러났다.
송 전 시장은 1966년 3월 농촌지도소 9급 공무원에 입문한 후 1973년 부산국토관리청 7급공무원으로 전직해 부산국토관리청장을 거쳐 1급 관리관까지 승진했다. 하지만 부산국토관리청장 재직 시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대법원판결로 무죄를 받아 복직했던 전적도 있다.
그런데 송 전 시장은 시장직을 물러난 시간이 채 며칠이 지나지도 않았고, 명예로운 퇴임도 아니었는데 사천시청 코앞에다 개인사무실을 냈다. 이곳에 사단법인 사천발전연구원을 이전해 출근하면서 시의원들은 물론 전·현직공무원까지 드나들고 있어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민 A씨는 “깊이 자숙할 시간인데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위”라며 “시민들이 숙덕숙덕 대는 줄도 모르고 뻔뻔하게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송 전 시장은 이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에는 사천발전연구원 긴급 임시총회까지 열려고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임시총회는 정관개정이나 임원 결원 등 특별한 경우에 긴급 소집을 할 수 있다. 이날 임시총회 목적은 송 전 시장이 이사장에 오르려고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 연구원 회원의 전언이다.
공직에서 퇴직한 B씨는 ”사천시청 코앞에다 사무실을 낸 것은 자신에게 충성하던 공무원을 통해 인사 개입 등 시정 개입이 우려된다”며 “오는 12말 정기 인사는 물론 국민의힘 수석부위원장으로서 그동안 본인의 인맥과 조직을 동원해 내년 6월 1일 지방선거 등에도 개입할 개연성이 다분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상왕을 꿈꾸고 문을 연 것 같아 보인다. 그동안 시민을 먼저라는 구호만 외쳤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시민을 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근 전 시장은 시청 앞에다 사무실을 차린 것과 관련해 “오로지 사천의 발전을 위한 일념으로 사무실을 이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임시총회 개최 무산에 대해서는 “일부 세력의 반대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방해를 받았다. 이에 대해서는 사천발전위원회에서 법적대응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