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빠진 토종 총출동 “외제야 한판 붙자”
▲ 현대차의 컨셉트카 HCD-8(위)과 XG 후속모델로 첫선을 보인 그랜저.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경기도 일산 한국국제종합전시장(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모터쇼는 국내 완성차 업체 8개사와 해외 23개사, 국내외 부품 용품업체 1백45개사가 총 1만6천2백24평의 전시장에 자동차에 관한 최신 동향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 쇼다.
모터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새차로는 현대차의 그랜저(프로젝트명 TG), 기아차의 카니발 후속 모델 VQ(프로젝트명)의 컨셉트 모델, 국산 첫 디젤 승용차인 프라이드 1.5모델과 프라이드 5도어(해치백 모델), GM대우의 스테이츠맨, GM대우의 첫 번째 다목적스포츠타입차종인 S3X가 국내에서 첫 공개된다. 또 국내 자동차 디자인 업체인 프로토자동차가 국내에서 선보인 적이 없는 스포츠카 스피라 2.7모델과 4.5V8 모델을 발표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모델은 그랜저. XG의 후속모델인 그랜저는 이번 서울모터쇼에 선보인 뒤 시판할 예정이다.
그랜저는 현대차가 국내공략에 나선 혼다의 어코드나 렉서스 ES330을 잡겠다는 의지가 담긴 모델이다. 물론 지난해 12월에 출시된 르노삼성의 SM7과의 맞대결도 예고돼 있다.
SM7이 신차효과를 누리면서 지난해 12월부터 XG를 누르고 대형차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XG의 후속타인 그랜저와의 맞대결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 현대차는 예정보다 한 달 정도 늦은 오는 5월 중순 이후 월 7천 대가량의 물량을 풀어놓아 초반부터 시장을 휩쓸겠다는 전략이다. XG보다 길이와 폭이 각각 20mm 정도 늘어난 그랜저는 2.7ℓ급 뮤엔진과 3.3ℓ급 람다엔진을 장착한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인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차의 장담대로 그랜저가 해외시장에서도 비슷한 급의 혼다 어코드나 렉서스 ES330 모델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현대차를 또 한 단계 높은 위치로 올려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가 공개한 3대의 컨셉트카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미니밴과 세단을 결합시킨 새로운 개념의 중대형 크로스오버차량(CUV) 포티코를 선보였다. CUV 타입의 차종은 해외 유명 메이커에서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차종으로 기존의 미니밴보다 더 고급스럽고 승용차에 가까운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 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차는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제작한 소형모델 컨셉트카 HED-1과 미국 디자인센터에서 만든 HCD-8 모델을 선보였다.
HED-1은 현대차가 소형차가 많이 팔리는 유럽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고민이 묻어있고, HCD-8은 현대차의 컨셉트카 시리즈의 여덟 번째 모델로 조만간 선보일 예정인 차세대 투스카니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어서 실제 양산모델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컨셉트카와 더불어 현대차의 주력 전시물은 미래형 자동차다. 이미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린 연료전지 자동차와 전기와 휘발유를 함께 써서 연비를 높인 환경친화적인 하이브리드 차종도 나와 있다.
일본차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 차종에서 양산모델을 시판해 미국 메이커들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도 이런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95년 제1회 서울모터쇼에서 FGV-1 등 4종의 하이브리드전기차를 출품하는 등 이 분야에 대비해 왔다지만 현대차의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도요타나 혼다는 현대차보다 더 앞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차종 개발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미 클릭의 하이브리드 모델 50대를 생산해 환경부 업무용 차량으로 납품했고, 올해 말에는 베르나 후속 모델에 하이브리드기술을 적용한 모델을 일부 양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말부터 하이브리드 차종의 전면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환경기술 연구소에 3백억원을 투자해 3백여 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연료전지차 개발이나 하이브리드 차종을 이른 시간 안에 양산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 기아차 KCV-4(위), 기아차 VQ | ||
투싼 연료전지차는 지난 99년 선보인 싼타페 연료전지차(1회 충전 주행거리 160km)에 이어 2세대 모델(1회 충전 주행거리 300km)로 현대차는 오는 2010년까지 상용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전시면적을 확보한 기아차는 컨셉트카 3대와 VQ 컨셉트 모델 1대, 양산차 15대를 출품했다.
가솔린 4.6ℓ 엔진을 채택한 대형 SUV인 KCD-2나 지난해 시카고 모터쇼에서 베스트 컨셉트카로 선정된 스포츠 유틸리티 트럭 KCV-4, 프라이드의 스포츠 컨셉트카는 기아차가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지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가 대형세단과 밴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을 내놓은 데 비해 기아차는 고급 SUV 등 현재 기아차의 주력인 쏘렌토나 스포티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차종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KCV-4는 미국 시장의 특징이기도 한 경트럭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기아의 의지가 드러나보이는 대목이다. 일본차 메이커들도 미국 자동차 3사의 독무대였던 경트럭 분야의 공략을 개시한 상태다.
국내 세 번째 양산차 메이커인 GM대우의 주력 전시물은 시판을 앞둔 스테이츠맨이다.
스테이츠맨은 GM의 호주 자회사인 홀덴사의 제품으로 당분간은 호주에서 수입하다가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그랜저나 르노삼성의 SM7과 시판시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국내 3사의 대형차 격돌도 전시장 내 관람 포인트다. 국내 시판차 중에서 가장 긴 차체(5.195m)인 스테이츠맨은 3.6ℓ급 엔진을 얹었다.
수입차 업체들은 컨셉트카와 함께 주로 국내에서 선보인 적이 없는 모델이나, 시판을 앞둔 양산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수입차 업체의 전시모델 중 눈여겨볼 만한 모델은 푸조의 직분사 디젤 터보엔진을 탑재한 607HDi(V6 2.7ℓ) 모델. 국내에서도 프라이드가 디젤엔진을 처음 선보였지만 중형차급에서 디젤엔진을 탑재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렉서스, 혼다에 이어 일본차 메이커 중 세 번째 주자로 올해부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인피니티는 전시차종 2006년형 M35와 M45를 선보인다.
운송비만 1억원이 들었다는 르노삼성의 컨셉트카 플루언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4인용 스포츠 쿠페인 플루언스는 떨어지는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앞면부와 수직으로 떨어지는 뒤쪽 라인이 결합해 독특한 외관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