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7일 방송되는 MBC 'PD수첩' 1312회는 '그는 어떻게 비리 경찰이 되었나' 편으로 꾸며진다.
마약사범 셋이면 '비리 경찰' 만든다. 2017년 7월 5일 평소와 다름없이 동료 형사들과 업무를 보던 위 아무개 형사. 갑자기 들이닥친 검찰 수사관들은 체포영장과 함께 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고 그의 아내와 백일 된 아이가 있는 자택에도 수사관이 들이닥쳤다.
현직 경찰이 마약사범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왔고 그는 '비리 경찰'로 낙인찍힌 채 세상에 알려졌다. 혐의의 근거는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마약사범 유 씨와 지인들의 진술뿐이었다.
꼼짝없이 10개월 형을 살게 된 위 형사. 그러나 마약사범 유 씨가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편지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검사들이 경찰 사건을 좋아한다', '서울에 아는 형사가 있다' 등등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있지도 않은 '경찰 사건'을 제보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결국 위 모 형사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지만 지난 2년간의 싸움으로 그의 삶은 엉망이 되었다. 그의 가족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는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었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도대체 그에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2년 10개월의 옥살이를 하고 작년 6월에 출소한 한 술집 사장 차 씨는 당시 검찰에서 부적절한 수사가 이루어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무고 교사 혐의로 구속수감 되었던 차 씨는 서울북부지검 담당 검사가 아닌 다른 검사 2명에게까지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검찰의 강압적인 조사를 버티지 못한 차 씨는 결국 자살까지 시도하였는데 49번의 출정 중 진술 기록이 남은 건 불과 10건. 차 씨는 출소 후 자신을 수사한 검사 3명에 대한 감찰요청서를 제출하였고 공수처에 이들을 고발하였다.
허위 진술로 성폭행 혐의를 받은 60대 남성, 그는 징역 6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진범이 잡히면서 풀려나게 되었다. 아버지의 결백함을 믿었던 딸이 직접 진범을 찾아낸 것이다.
그녀는 진범을 밝힌 후에야 아버지의 무죄를 밝힐 중요한 증거들이 검찰에 의해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충실하게 했을 뿐이고 비록 오판이었지만 당시 정황을 따져봤을 때 정당성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아버지와 딸 혜정씨는 누구에게 이 억울함을 호소해야 하는 것일까.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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