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범위 25.7만~30만 원, 변수는 ‘2차전지’ 미래가치…내년 1월 18~19일 청약
주관사가 평가한 LG엔솔의 주당 가치는 47만 9514원이다. 최근 상장사의 평균 할인율 밴드 46.4~37.4%를 적용해 공모가 범위는 25만 7000원에서 30만 원으로 정해졌다. 주관사의 가치평가가 정확하다면 밴드 상단기준으로 공모주를 받으면 최소 37% 이상의 수익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가치평가는 사업모델이 비슷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어떻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비교해 평균을 구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중국 선전증시에서 거래되는 CALT와 삼성SDI다. 올해 3분기 말 실적 기준으로 이 두 곳은 EV(기업가치) 대비 EBITDA(세금·이자·감가상각전이익)가 각각 80.8배와 22배로 나타났다. LG엔솔의 EBITDA에 두 곳의 단순평균인 51.4를 곱해 기업가치가 추정됐다. 덕분에 외견상 덩치가 비슷한 삼성SDI의 2.4배로 LG엔솔 기업가치가 산출됐다.
시장에서 이뤄질 평가의 핵심은 이 같은 추정이 얼마나 합리적이냐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2위인 LG엔솔이 21.2%로 6위인 삼성SDI의 4.6% 보다 월등하지만 1위인 CALT(31.2%)와 비교하면 10%포인트 낮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LG엔솔의 매출은 12조 원대으로 13조 원대인 CALT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7000억 원으로 1조 8000억 원인 CALT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최근 년도 매출액 성장률도 CALT가 130%로 40%대인 LG엔솔을 크게 앞선다.
변수는 미래가치다. LG엔솔은 이번 IPO로 최대 10조 원의 자본을 조달해 국내외 생산시설 확충과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매출 증대와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도 미래가치를 반영해 100배가량의 PER이 인정되고 있다.
이번 IPO는 신주발행 3400만 주, 구주매출 850만 주(LG화학 보유, 공모가 밴드 상단시 2조 5500억 원 규모)로 이뤄진다. 기존 발행주식 2억 주를 감안하면 상장 후 유통 물량은 발행주식의 18.16%에 불과하다. 시총 2위가 예상되는 만큼 코스피200과 MSCI 등 각종 국내외 지수에 대거 편입될 것이 확실시된다. 카카오페이처럼 지수편입 과정에서 주식 유통물량이 부족해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
LG엔솔 공모주 청약은 내년 1월 18일과 19일 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에서 이뤄지며 일반물량의 50%가 균등배정된다. 중복청약이 허용되지 않아 배정물량이 가장 많은 KB증권에 가장 많은 투자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