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9일 방송되는 KBS 'UHD 환경스페셜'은 '불타는 물의 천국 판타날' 편으로 꾸며진다.
브라질 서남부에 있는 한반도 크기의 세계최대 습지초원 동식물의 보고 판타날에서는 2021년 8월 한 달 동안 무려 1500회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기록적인 화재는 인간이 낳은 참사다.
건기는 길고 극심해진 상태에서 대규모 개간으로 인해 빈번한 화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무를 베어내고 대규모 개간을 벌이면서 나무가 붙들고 있던 토지의 흡착력이 약해지고 새로 유입된 모래성분의 토사가 우기에 씻겨져 나가면서 강의 수위가 높아져 홍수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뭄과 홍수의 이중고를 앓고 있는 세계 최대의 습지초원에서 대규모 산불현장을 취재하고 고통의 현장을 방문한다.
브라질이 낳은 세계적인 자연사진가이자 환경사진가인 루치아노 칸딘사니와 함께 2018년부터 현재까지 판타날의 변화를 기록한다. 루치아노 칸딘사니는 상파울루 대학에서 생물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자연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판타날의 동물들의 극적인 순간들을 목숨을 걸고 촬영했고 이를 통해 치열한 생존경쟁과 자연보호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그의 사진들은 삶과 죽음의 투쟁을 기록하는 동시에 인간과 하등 다를 바 없는 동물의 모습을 포착한다.
그리고 이 사진들은 왜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고 그곳의 동물들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지 자연스럽고 쉬운 방식으로 설명한다. 우리는 루치아노와 함께 판타날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카이만 악어, 수달, 카피바라, 피라냐를 중심으로 이들의 생사의 모습을 본다.
판타날의 최상위 포식자는 재규어다. 퓨마는 악어, 수달, 카피바라를 포함한 거의 모든 판타날의 동물을 잡아먹는다. 이들의 위에 인간이 있다. 판타날에 사는 카우보이, 판타네이로들은 대규모로 소를 키우기 때문에 늘 재규어와 싸워야 했다.
지난 수 십 년 간 소를 잡아먹는 재규어를 집중 사살해서 한때 이들이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1990년대 들어 재규어는 멸종 위기에 처했다. 전 세계 재규어 중 70%가 브라질에 있고 그중 30%가 판타날에 서식했는데 이 재규어가 멸종의 상태에 근접했던 것이다.
그러나 동물학자 레오나르도 실베리아(Leonardo Silveira)를 중심으로 10년이 넘게 보호운동을 벌인 결과 재규어의 수는 멸종 위기 때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과 생태계의 변화로 인해 재규어는 다시 위협받고 있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지난 5년간의 판타날 화재로 인해 약 200마리의 재규어가 죽거나 부상을 당했다. 우리는 재규어 보호단체 일원들과 함께 재규어 구조 작업으로 구출해서 치료를 하고 다시 자연으로 방사한 '조조'의 이야기를 듣고 자연속에서 다시 살고 있는 조조에게 닥친 위협을 본다.
그리고 2018년 당시 관찰했던 재규어의생태 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관찰한다.
판타날에 사는 카우보이, 판타네이로들은 판타날을 훼손시키는 하나의 원인이었다 . 대규모 목축과 개간위주의 농업, 제초제의 사용 등은 이 거대한 땅을 훼손시켰다. 그런대 거대한 기후변화는 판타네이로의 삶마저 위협하고 있다.
수 백 킬로미터를 오가며 소를 방목하는 이들에게 물과 풀의 부족은 치명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건기에는 호수가 말라붙어 불부족에 시달리고 우기에는 홍수로 인해 풀이 있던 지역이 잠겨버린다.
인공 호수를 만들고 생존을 이해 노력하지만 소 대신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풀을 먹여도 되는 양이나 염소로 대체하거나 아예 파산하는 판타네이로들이 늘고 있다.
판타날은 우기에 모든 생물들이 돌아오고 다시 번식을 시작하는 '물의 천국'이다. 판타날의 가장 큰 강인 파라구아이강이 범람하면 온 천지는 물바다가 되고 물속에서 자란 풀둘이 물고기를 불러 모은다. 건기에 진흙 속에서 생사를 오가던 카이만 악어들 중 살아남은 개체들은 물고기를 포식하고 번식한다.
판타날에 사는 약 1000만 마리의 카이만 악어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승자들이다. 그러나 판타날의 기후변화는 건기에 더 많은 생명체들이 생존 불가능한 조건을 만듦으로서 판타날 전체의 생태균형을 깨고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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