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꼬리 자르기 당해” 반발…23일 부검 실시
김 처장의 친형이라고 밝힌 A 씨는 21일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 사무실 앞에서 “둘째 동생(김 처장)이 오늘 (오후) 4시에 막내 동생에게 전화를 해 ‘회사(성남도개공)가 자신을 고소해 괴롭다’고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회사가 윗사람들은 놔두고 동생만 고소했는데 그것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고소)내막은 자세히 모르겠다. 회사가 동생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 것 같다. 동생은 금전적인 문제도 없다”고 했다.
이어 “(김 처장은) 지금까지 검찰에서 계속 조사를 받았고 거기에 뒤따르는 책임을 윗사람들이 아무도 지려고 하지 않고, 이 회사에서 유일하게 제 친동생만 고소했다”며 “이게 결국은 몸통은 놔두고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는 너무 힘들어 했을 것 아니냐”며 “누구한테 어떤 얘기를 할 수도 없는 입장에 섰을 때 얼마나 힘들었겠는가”라고 물었다.
아직 김 처장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유족 측은 “유서를 안 남길 사람이 아니다. 분명 어딘가 있을 것”이라면서 “억울해서 어떻게 보내느냐고”고 오열했다.
한편 22일 경찰과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21일 오전 11시 쯤 김 처장에게 인사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회보된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징계 사안과 관련해 성남시의회가 김 처장에 대한 형사 고발도 요구함에 따라 실제 고발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징계위 회부가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김 처장은 21일 오후 8시 30분 쯤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개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남도개공 직원들이 숨진 김 처장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경찰은 김 처장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 중이었다.
사건을 맡은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유족이 제기한 부분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 수사 중이므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처장의 사망 과정에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유족 동의를 얻어 23일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