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혼인빙자·강간 사실 아냐”
자서전에 따르면, 이희호 여사에게 청와대 직원이 한 사람을 데리고 들렀는데 그 사람이 ‘패스21’로 유명한 윤태식 씨였다고. 그 사람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4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소외계층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시는 이희호 여사님에게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 책에서 이 여사는 “하지만 신원조회 결과 그가 사기뿐 아니라 혼인빙자 같은 전과기록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는 그 사람과 가까이해선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윤 씨는 당시 책의 내용이 잘못됐다며 2009년 7월 이 여사와 <동행>의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위에 언급된 부분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혼인빙자, 강간 같은 기록이 나왔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인정한다’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윤 씨는 최근 본지에 보낸 서신을 통해 “혼인빙자, 강간 등의 전과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음해성 허위사실 유포”라며 “어린 시절의 가난과 배고픈 기억 때문에 복지재단 설립을 생각하고 있을 무렵 재단 설립 비용을 이(희호) 여사님께 기부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로 인해) 내 가족의 명예훼손과 딸자식 가정까지 파탄되었다”며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윤 씨는 수지 김 사건 등으로 기소돼 2003년 대법원에서 징역 15년 6월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