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패 바꾸고 재산 불리고 ‘몽’시대 준비 착착
▲ 지난 2004년 4월 프로농구 챔피언이 된 KCC 선수들이 정몽진 회장을 헹가래치고 있다. 오른쪽은 정몽익 부사장. | ||
정주영 명예회장 형제의 막내이자 현대가 1세대 마지막 경영인인 정상영 명예회장도 최근 들어 2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어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장남 몽진씨에 이어 지난 2월 차남 몽익씨도 KCC의 대표이사로 선임한 상태다. 지분 승계도 순조롭게 이뤄져 몽진 몽익 형제는 그룹의 대주주 반열에 올라 사실상 2세 경영체제 구축이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KCC 지분 17.62%를 갖고 있던 장남 몽진씨는 올 들어 지분을 늘려가며 현재 17.71%를 확보한 상태다. 정상영 명예회장 지분 10%를 크게 앞질러 이미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있다.
몽진씨 동생들도 이미 대주주 반열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차남인 몽익씨가 8.81%, 삼남 몽열씨가 5.29%를 갖고 있다. 이들 형제의 지분을 합치면 총 31.81%에 이른다. 지분율만 보더라도 KCC의 2세 시대 개막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이러한 세대교체 면모는 경영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장남 몽진씨는 KCC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라있는 상태다. 또 차남 몽익씨는 KCC 대표이사 부사장직에, 삼남 몽열씨는 계열사인 KCC건설 사장직에 올라 각각 경영일선을 누비고 있다.
이들 3형제가 KCC 중역으로서 그룹 후계자의 기반을 닦는 동안 이들 주머니속 쌈짓돈도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다량으로 소유한 KCC 주식의 주가가 올라 짧은 시간 안에 막대한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올해 주식시장이 처음 열린 지난 1월3일 KCC 주가는 12만9천원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가량 흐른 5월25일 현재 KCC 주가는 17만1천5백원까지 뛰어오른 상태다.
장남 몽진씨의 현재 지분은 17.71%로 총 1백86만2천7백70주를 소유하고 있다. 5월25일 현재 몽진씨가 소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3천1백70억원에 이른다. 5월25일 기준으로 지분율 8.81%로 총 92만7천2백60주를 보유한 차남 몽익씨는 1천5백90억원 어치 주식을 갖고 있고 삼남 몽열씨는 5.29% 지분(55만6천1백80주)을 보유해 9백50억원 상당 주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난다. 10%(1백5만2천 주)를 갖고 있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주식 시가 총액은 1천8백억원에 이른다. 이로써 정 명예회장 일가가 보유한 전체 주식의 시가총액은 7천5백억원을 웃돌게 된다.
지난 1월3일부터 5월25일까지 주가 변동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장남 몽진씨는 올 상반기에만 약 7백80억원의 주가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난다. 같은 기준으로 환산하면 차남 몽익씨는 3백90억원, 삼남 몽열씨는 2백40억원을 각각 지난 6개월 동안 벌어들인 셈이다. 여기에 정상영 명예회장의 지난 6개월 간 주가 시세차익 4백50억원을 합하면 정상영 일가가 올 상반기에만 벌어들인 주가 시세차익 총액은 1천8백억원을 웃돌게 된다.
즉, 정상영 일가의 주식시가 총액 중 25%에 달하는 금액이 올 상반기에 불어난 것이다. 2세들이 올 상반기 동안 경영진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동시에 개인 살림도 알차게 불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