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출연과 ‘고요의 바다’ 제작 연타석 홈런…컴투스 투자로 이어져 새 도약 기대
기본적으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이 결정된 드라마에 합리적인 수준의 제작비를 투자한다. 여기에 15%가량의 금액을 추가로 지급한다. 이 금액이 제작사의 수익인 셈이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총 투자금액이 248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순수 제작비 200억 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고 그 금액의 15%인 30억 원을 조금 상회하는 금액을 추가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는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배분하지만 적자가 나면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진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수익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처음 투자 과정에서 제작사의 수익을 제작금의 15% 수준으로 보장해준다. 이런 투자를 통해 손해가 발생해도 넷플릭스가 홀로 책임지는 구조라 수익이 발생해도 홀로 독식하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사 입장에선 결코 손해를 보지 않는 계약이지만 ‘오징어 게임’ 같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해도 추가 수익이 없다.
흥행에 실패해도 1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터라 반드시 수익을 내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각종 참견을 할 수도 있지만 넷플릭스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배두나는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콘텐츠 그 자체에 굉장히 집중한다는 점”이라며 “김은희 작가님이 ‘돈만 주지 코멘트는 안 한다’고 하셨다.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기 때문에 일 할 때 좋다”고 말했다.
사실 이런 구조에서 가장 확실하게 돈을 버는 쪽은 주연급 출연 배우들이다. 이미 고가의 출연료를 받고 출연했으며 글로벌 흥행 성공으로 단 번에 월드스타가 됐다. 이정재가 대표적인데 우선 출연료 총액만 20억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정재 급 톱스타들의 회당 출연료가 2억~3억 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시즌2에도 주연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시즌1이 대성공을 거둬 넷플릭스 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제작되는 만큼 넷플릭스가 투자하는 제작금도 폭등할 것으로 보여 출연료도 그만큼 대폭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재의 절친 정우성이 제작한 ‘고요의 바다’는 2021년 12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고요의 바다’를 두고 호평과 악평이 오가고 있지만 2021년 마지막 주인 52주차 인기 TV 프로그램 글로벌 순위 3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수준은 아니지만 꽤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고요의 바다’를 제작한 아티스트스튜디오의 대표는 정우성이지만 이정재도 사내이사다. 게다가 정우성과 이정재는 아티스트스튜디오의 모회사인 아티스트컴퍼니를 직접 설립한 주역들이다.
‘고요의 바다’의 정확한 제작비 수준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략 250억~3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통상적으로 제작사에 순수 제작비 대비 15% 정도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을 감안하면 제작사 아티스트스튜디오는 이미 40억 원가량의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고요의 바다’가 글로벌 공개되기 이틀 전 또 다른 뉴스가 들려왔다. 12월 22일 게임업체 컴투스가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컴투스가 250억 원, 위지윅스튜디오가 800억 원 등 총액 1050억 원을 투자해 신생 법인 아티스트홀딩스를 설립해 아티스트컴퍼니와 아티스트스튜디오를 자회사로 두게 된다.
‘고요의 바다’는 이틀 뒤인 12월 24일 아티스트스튜디오를 인수한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의 작품으로 시장에 공개됐다. 대체로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많았고 이는 위지윅스튜디오의 주가에 바로 반영됐다. 작품이 공개되는 24일 기대감으로 4만 5000원까지 갔던 주가가 1월 4일에는 3만 9050원까지 빠졌다.
그렇지만 아티스트컴퍼니와 아티스트스튜디오를 설립한 정우성과 이정재는 이미 1000억 원대 잭팟을 터트렸다. 이정재가 출연한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과 정우성이 제작한 ‘고요의 바다’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회사 가치는 계속 상승했다. 결국 넷플릭스 효과가 제대로 작용하며 1000억 원대 인수 결정이 나오게 된 셈이다.
큰돈만 벌고 끝이 아니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아티스트홀딩스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콘텐츠 사업, 매니지먼트, 커머스 사업 등을 함께할 예정이다. 정우성은 ‘스포츠경향’ 인터뷰에서 “시대가 대규모 자본의 투입, 산업과 산업 간의 교류를 요구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며 “작품 제작에 매진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2021년 ‘고요의 바다’를 선보인 정우성과 이정재는 이제 더욱 안정적인 조건을 갖추고 작품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헌트’라는 영화를 제작했다.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 영화다. ‘헌트’의 두 주인공 박평호 역할은 이정재, 김정도 역할은 정우성이 맡는다. 감독은 이정재다. 이렇게 이정재와 정우성은 배우로, 감독으로, 또 제작자로 맹활약 중이며 사업가로도 이미 대박을 냈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