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인생 58년 만에 ‘글로벌 스타’로 우뚝…“생애 처음으로 내게 ‘괜찮은 놈’이라 말해”
10일(한국시간) 오전 11시부터 미국 LA 비버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TV 남우조연상 부문에서 오영수는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레스, '석세션'의 키어런 컬킨,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과 경쟁을 벌인 끝에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오징어 게임'은 골든글로브 TV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이정재)와 남우조연상에 각각 노미네이트됐다. 또 TV 시리즈 부문 작품상의 후보로도 오르며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영수는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라 '우리 속의 세계다"라며 "세계의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며 짧지만 훈훈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주로 연극무대에서 활약해 왔던 오영수는 2003년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노승 역할을 맡은 것을 계기로 연극을 잘 접하지 못한 대중들에게 그의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이후 다양한 사극 드라마에 출연해 오던 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부터 그를 오일남 역으로 점찍었다는 황동혁 감독과 함께 '오징어 게임'으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그 결과 일흔여덟의 나이에도 '글로벌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입증해낼 수 있었다.
상금 456억 원을 걸고 목숨을 건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한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 '오징어 게임'에서 오영수는 뇌종양으로 시한부를 선고 받은 뒤 게임에 참여하게 된 오일남 역을 맡아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작중 그의 대사 "우린 깐부잖아"와 "이러다 다 죽어"는 2021년 하반기 유행어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편,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인 성기훈 역의 이정재는 남우주연상 부문에서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와 제레미 스트롱, '포즈'의 빌리 포터, '뤼팽'의 오마르 시와 경쟁했으나 아쉽게도 수상은 불발됐다. 남우주연상의 영예는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에게 돌아갔다. 또 TV 시리즈 부문 작품상 부문도 '석세션'이 차지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