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사람’ 심어야 ‘돈’ 열린다
|
||
부자가 되는 가장 근접한 방법 가운데 첫 번째 길은 ‘혼자서 장사해서 자수성가하는 것’(self-employed business)이다. 이렇게 해서 돈이 웬만큼 모이면 아내, 동생, 처남, 자녀들과 같이 자신이 하던 장사를 확대해야 한다. 즉 부자가 되는 두 번째 길은 ‘가족이 모여서 장사를 하는 것’(family-owned business)이다.
유럽의 전통적인 부자 가문은 거의 전부 가족경영을 하면서 부자가 된 경우다. 이것은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텍사스에서 부를 일으켜 유명해진 ‘부시 가문’이 가장 비근한 예다. 세계적인 명품을 생산해서 성공시킨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부자 가문 역시 거의 전부가 가족경영을 통해 부를 축적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은 가족경영의 사례들이 곳곳에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골서 상경해서는 막노동판을 전전하고, 여기서 돈을 조금 모으자 사채놀이와 점포 운영을 통해 부를 이룬 김아무개 사장은 필자가 만나본 부자들 가운데 여기에 가장 적절하게 해당하는 사례다. 김 사장은 자신이 애써 키운 점포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자 이 가게를 아내에게 맡겼다.
장사 경험이 전혀 없던 아내가 점차 가게에 소홀해지자 김 사장은 “한 번만 더 소홀히 하면 이혼당할 줄 알라”는 ‘협박’도 불사했다. 아내는 한번 한다면 기어이 하고 마는 남편의 성격을 잘 아는 터였다. 김 사장은 가게를 아내에게 맡기고 자신은 사채놀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돈이 돈을 낳는다’는 것이 또한 김 사장의 돈 버는 철학이었다.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일손이 달리게 되자 김 사장은 형제들과 처가 식구들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안양에서 교사를 하고 있던 누이동생 부부를 불러 올렸다. “내가 돈을 대줄 터이니 점포를 맡아라. 네 올케 언니가 하는 것을 잘 보고 그대로 해라.” 오빠의 엄명에 마지못해 떠맡았지만 의외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김 사장은 어느 날 라디오에서 한 경영학 교수가 “점포가 여러 개 있어야 규모의 이익이 생긴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곧바로 책방으로 달려갔다. 점포 경영에 관한 책들을 사가지고는 밤새 읽었다. 김 사장은 처가의 처남과 처사촌까지 끌어들였다. 자신도 사채놀이 틈틈이 점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회 있을 때마다 점포를 내곤 해서 모두 다섯 개를 운영하였다.
김 사장은 이내 준재벌 수준에 올랐다. 매월 들어오는 현찰만 3억원이 넘었고, 이 돈을 적절하게 아내와 인척들에게 나누어주고, 온갖 비용을 제해도 최소한 한 달에 7천만~8천만원씩은 고스란히 김 사장 수중에 떨어졌다.
김 사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더 이상 맡길 가족이 없으면, 가족을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종업원들 중에서 비교적 품행이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직원에게 가게의 돈을 조금씩 맡기기 시작했다. 인간성을 떠보는 데에는 돈이 최고라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그대로 행동에 옮긴 것이다. 믿을 만한 직원에게 “밖에 나가서 물건을 사오라”며 5백만원이나 혹은 1천만원을 쥐어준 적도 있었다. 돈을 받고는 그대로 줄행랑을 친 경우도 있었다. 반면에 물건을 사고 영수증에 나머지 돈까지 정확히 챙겨오는 이들도 있었다.
김 사장은 ‘제대로 된 우리 식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 정도 손해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그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직원 식구를 넓혀 나갔고, 그만큼 그의 가게는 점차 늘어났다. 가게 수가 10개가 넘어서자 김 사장의 현금동원력은 5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조그만 가게라도 자신이 직접 영업하면서 이후 가족을 활용해 가게를 확장하는 것은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학력은 자수성가나 가족동업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단지 내가 일을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고 결심하고 이를 실천하다보면 자수성가의 부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많은 이들은 스스로의 부자됨에서 그치고 만다. 그 다음으로 도약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과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부자 복제’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줄기세포를 복제해서 온갖 질병을 고쳐 새로운 가치를 만들겠다는 것과 동일한 원리로 필자는 ‘부자 복제’를 말하고 싶다.
나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르고, 그리고 나와 생사고락을 같이 할 수 있는 ‘동지’로는 ‘피를 나눈 가족’이 최고다. 좀 심한 표현으로 가족은 밀어붙여도 별 항의하지 않고, 때려도 별로 마음에 두지 않으며, 욕해도 그냥 넘어간다.
자수성가한 부자가 창업자가 되고 가족들이 창업자의 일을 그대로 복제하게 되면 엄청난 파워가 생긴다. 어느 화장품 전문업을 하는 사업가는 80년대 후반에 화장품전문점 사업에 뛰어들어서 재미를 보자, 주변 모든 친인척들을 다 끌어들여서 화장품전문점 10여 개를 내고는 공동브랜드까지 만들어서 팔면서 1백억원대의 재산을 금방 모은 적이 있다.
어느 PC방 점주도 PC방 사업에 초기에 뛰어들어 성공하자 8촌 이내의 친척이란 친척은 모두 끌어들여서 어느 지역의 PC방 업계를 석권한 적이 있다. 이것은 나이트클럽 비즈니스에서도 나오고, 음식점 비즈니스에서도 나오고, 여관과 이발소 비즈니스에서도 나온다.
가족경영이 성공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이유는 ‘부자 창업자의 마인드가 일사분란하게 거의 그대로 현장에 심어지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강한 그룹이 된 것은 ‘창업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바로 진리로 통하면서 전 조직에 심어졌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주식회사의 대표적인 형태다. 그러나 조그마한 자영업으로 시작해서 이것을 창업자의 가족들이 일사분란하게, 그리고 동일한 목표를 향해서 진군해나가면서 탄탄한 그룹을 일궜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삼성 경영 현상과도 별 차이가 없다.
필자는 대한민국에서 부를 획득한 수천 명 이상의 부자 사례를 분석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점 한 가지가 있다. ‘돈은 자신을 위해서 일할 때 가장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것을 미국의 경영학 책에서는 ‘시장논리에 따라서 자기헌신을 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
국내의 수많은 가족 경영인들이 거의 전부 ‘창업자의 말 한마디에 바로 바로 실행하고 자기 일처럼 하였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부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은 가족을 적극 활용하라. 가족이 없으면 ‘가족과 거의 같은 종업원을 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부자도 모르는 부자학개론>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