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복귀 예정…설레고 흥분돼요
8월 2일 보스턴 원정경기 때부터 전 선수단과 동행합니다. 직접 경기에 출장하지 않지만 선수들과 함께 수비 훈련과 배팅 연습을 한 뒤 더그아웃에 앉아 경기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텍사스를 거쳐 다시 클리블랜드로 돌아와선 트리플A팀으로 내려가 실전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다음, 트레이너와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따라 복귀 시기가 확정될 전망입니다.
일주일 전부터 캐치볼과 공이 없는 상태에서 가볍게 방망이를 들고 스윙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손가락 수술 후 3주 만에 진행된 일입니다. 다른 사람이 수술 후 6주 정도 지나서 하는 걸 전 3주째부터 캐치볼을 시작했으니, 재활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건 분명한 사실이죠?
오랜만에 공을 던지다보니까 이번엔 팔꿈치가 아프더라고요. 트레이너 말에 의하면 장기간 팔꿈치 근육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 증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네요.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랜 공백을 거쳐 공을 던질 때는 팔 마시지를 제대로 해야 한대요. 한동안 세워져 있기만 한 차에 시동을 걸려면 시간이 필요하듯이 제 팔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아요.
오늘은 티에 공을 올려놓고 본격적인 스윙 연습에 돌입했습니다. 솔직히 그 훈련을 시작하기 전 감개무량했어요. 손가락 골절을 당할 때만 해도 올 시즌을 그냥 접는 줄 알았는데, 8월도 아닌 7월에 스윙 연습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내일부터는 코치의 공을 받아치는 연습에 들어갑니다. 모든 게 처음이 힘들지, 한번 가속이 붙으면 점점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게 재활 막바지의 현상들인 것 같아요.
복귀 시기가 정해지니까 모든 게 조심스럽기만 해요. 행여 복귀 앞두고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매사에 주의를 합니다. 사실 제가 복귀한다고 해서 바로 안타 치고 홈런 치고 타점 올리며 팀 성적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러나 어떤 성적을 내더라도 제 자리인 라이트필드 잔디에서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경기장 나갔다가 시카고 컵스에서 트레이드돼온 후쿠도메를 만나 인사를 나눴습니다.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데도, 구단의 결정에 따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클리블랜드로 이적해온 그한테 절로 고마움을 느꼈어요. 그동안 후쿠도메를 직접 본 적은 없었어요. 언론을 통해 익히 이름을 들어 알고 있었고, 종종 TV로 그의 활약을 접했던 터라 낯선 인상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환영한다’며 악수를 건넸는데, 후쿠도메도 아주 반갑게 받아들이더군요. 후쿠도메가 우리 팀에 속해 있는 이상, 그는 일본 선수가 아닌 우리 가족이고, 동료입니다. 그래도 같은 동양선수라서 그런지 더 잘해주고 싶고,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인지상정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