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소리와 통화 녹취록에 일부 유튜버들 활동에 대한 견해도 담겨
지난해 9월 3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김건희 씨의 통화가 있었다. 이를 담은 11분 2초가량 되는 녹음 파일에서 김 씨는 이명수 기자에게 윤석열 후보가 제3지대 후보로 출마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밝힌다. 당시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였지만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될지 미지수였던 때다. 이명수 기자가 김 씨에게 “지금이라도 제3지대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라고 묻자 김 씨는 “그렇게 되면 진짜 안 돼요. 반기문 꼴 나요”라고 대답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17년 대선 당시 ‘제3지대 돌풍’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구설과 의혹에 시달리다 대선출마 선언 20일 만에 자진 포기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제대로 방어해줄 힘도 조직도 없었던 것이다. 실제 윤석열 후보도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까지는 국민의힘의 도움을 전폭적으로 받지 못했다. '아직 당원이 아니다'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 7일에는 김건희 씨의 캠프 내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화도 나누었다. 주로 정치 분야 내용을 방송하는 일부 유튜버들이 윤석열 후보의 촬영을 캠프가 금지한 것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해 들은 김건희 씨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의 반응을 했다.
당시 이명수 기자가 “총장님(윤석열 후보) 따라다니는 유튜버 있잖아. 방송에서 난리인데? 총장님 못 찍게 하는 것 때문에?”라고 말하자 김 씨는 “(경선에서) 그 사람들 역할이 컸지. 그거를 그러면 어떻게 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 기자가 “응. 그래서 지금 되게 반발이고 그 저기 어쨌든 총장님은 잘 모를 거야”라고 하자 김 씨는 “총장님은 모르고 내가 이야기할 게 우리 거기에다(캠프). 그럼 안 되지”라고 했다.
일요신문i는 김건희 씨의 이 같은 발언이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지 정확한 답을 듣기 위해 김 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