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피로→코티솔 분비→식탐→비만’으로…고지방 고당도 음식 치우고 명상 운동 대화 도움
사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기적으로는 입맛이 떨어지게 된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신경계는 흔히 아드레날린으로도 알려져 있는 에피네프린 호르몬을 분비한다. 에피네프린 호르몬은 일종의 흥분 상태인 투쟁-도피 반응을 촉발하는데 이럴 경우 일시적으로 식욕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이제 부신에서는 코티솔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코티솔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식욕을 포함해 다양한 욕구가 생겨난다. 스트레스 상황이 해소되면 코티솔 수치는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만약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이 해소된 후에도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코티솔 호르몬은 계속 분비되고, 이로 인해 폭식 혹은 과식을 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맛이 당기는 음식도 평소와 달라진다. 신체적 또는 정서적 고통을 받으면 고지방이거나 고당도이거나, 또는 둘 다 함유된 음식을 더 많이 찾게 된다. 이는 코티솔과 인슐린 수치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혹은 ‘식탐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그렐린 호르몬 때문이라고 추측하는 학자들도 있다.
일단 지방과 설탕 함량이 높은 음식이 몸 안에 들어오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반응 및 감정을 상쇄시키는 피드백 효과(어떤 원인에 의해 나타난 결과가 다시 그 원인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나타난다. 때문에 이러한 음식들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위안이 된다. 초콜릿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이 찌는 이유는 꼭 과식 때문만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수면 시간이 짧고, 운동을 덜 하며, 술을 더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다. 이 모든 생활 습관이 과체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폭식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전문의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언을 했다. 본인이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는 성향이라면, 고지방 음식이나 단것을 일부러 냉장고와 찬장에서 전부 치워 버려야 한다. 우선 이런 음식들을 물리적으로 가까이 두지 않는 것부터가 첫걸음이다.
이 밖에 명상도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진행된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가 확연히 줄어든다. 또한 명상을 하면 어떤 음식을 먹을지 선택할 때 더 신중하게 된다. 명상 연습을 하면 지방과 설탕이 가득한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을 조절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
꾸준한 운동도 하나의 방법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는 운동의 강도와 기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요가와 태극권과 같은 몇몇 운동들은 운동과 명상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도움이 된다. 아울러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힘을 얻는 것도 좋다. 친구, 가족, 동료들로부터 위안을 받는다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식습관 테스트] 건강식과 거리 두고 정크푸드 당긴다면…
갑자기 피자, 햄버거, 감자튀김을 먹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때가 있는가. 아니면 초콜릿이나 감자칩을 먹고 나면 기분이 더 좋아지는가. 몸에 좋은 음식은 멀리하고, 몸에 나쁜 음식은 먹을 때마다 과식을 하는가. 다음은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식습관 테스트다. 해당하는 항목에 체크한 후 점수를 합산한다.
1. 체중계에 찍히는 몸무게를 보면 기분이 나빠지는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2. 어떤 특정한 음식을 보면 극도로 허기가 느껴지는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3. 초콜릿 등 단것을 끊기가 힘든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4. 어떤 특정한 음식의 경우 적당히 먹는 게 힘든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5.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거나, 혹은 따분할 때마다 무언가를 먹는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6. 외로움을 느끼면 자제력을 잃고 좋아하는 음식을 평소보다 더 많이 먹는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7. 단것이나 과자를 먹은 후에는 죄책감이 느껴지는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8. 밤에 피곤하면 다이어트를 지속하는 게 힘든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9. 다이어트를 하는 도중에 한번 과식을 하고 나면 자제력을 잃고 칼로리 높은 음식을 더 먹기 시작하는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10. 얼마나 자주 음식을 먹을 때 자제력을 잃는가.
- 아니다 (0점)
- 가끔 그렇다 (1점)
- 자주 그렇다 (2점)
- 항상 그렇다 (3점)
[결과]
0~5점: 당신은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당신의 감정은 식습관에 전혀, 또는 극히 일부만 영향을 미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당신의 성격은 차분한 편에 속한다. 당신은 정말 배가 고플 때만 음식을 먹으며, 그때그때 상황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6~10점: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일부러 음식을 찾아서 먹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 걸 잘 거부하지 못하는 편이다.
11~20점: 당신은 스트레스성 폭식을 한다. 감정이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그날 감정과 기분에 따라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먹을지 결정한다.
21~30점: 당신은 심하게 스트레스성 폭식을 한다. 감정과 생각에 따라 계속해서 먹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식습관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